맹금류 모형·연까지…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비둘기 전쟁' 백태

입력 2019-04-07 08:06
맹금류 모형·연까지…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비둘기 전쟁' 백태

포획·방사, 조류기피제 사용 이은 또 다른 퇴치 임시방편

청주시, 버드 스파이크·레이저 퇴치기 등 근본 대책 강구 중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이 옛 연초제조창 일대에 서식해 각종 피해를 주는 비둘기 떼를 상대로 다양한 퇴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옛 연초제조창 일부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 건물 외부 곳곳에는 독수리, 부엉이 등 맹금류의 모형과 연이 설치돼 있다.

겁을 줘 비둘기가 날아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이 '작전'이 주효했는지 아니면 꽃샘추위 등 날씨 때문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이전보다 비둘기 개체 수가 현격히 줄었다는 게 청주시의 전언이다.



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 개관 이전부터 비둘기 때문에 상당한 골치를 앓아 왔다.

비둘기 배설물이 일대 미관을 해치고,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다. 무엇보다 야외 조각공원 설치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도시재생 공사 중인 옛 연초제조창 본관동, 문화산업진흥재단 건물, 동부창고에 사는 비둘기 포획 작전을 폈다.

모두 720마리를 먹이로 유인해 덫으로 포획한 뒤 20㎞ 떨어진 현도면 캠핑장 인근 하천에 방사했다.

그런데도 매일 300마리가량이 낮에 청주관 등 일대 건물에 진을 치자 조류기피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비둘기 본능 상 잡아서 방사한다고 해도 그 수만큼 다시 날아들 가능성이 커서다.

옛 연초제조창 일대 건물은 오래된 데다 구조적으로도 비둘기가 서식하기 좋은 것으로 보인다.



시는 비둘기 서식 환경을 '나쁘게'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보고 비둘기가 잘 앉지 못하도록 뾰족한 모양의 '버드 스파이크'를 난간 등에 설치하거나 앉는 공간을 경사면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레이저 퇴치기'를 설치해 레이저로 비둘기를 날아들지 못하게 하거나 내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미술관과 본관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동부창고에 레이저 퇴치기를 설치하는 등의 종합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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