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혼합형 백혈병' 치료 도울 몸속 변화 규명
KAIST 송지준 교수팀 "DNA·히스톤 결합 불안정화 과정 확인"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혼합형 백혈병 치료에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변화 과정을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송지준 교수 연구팀이 백혈병 유발 인자의 후성유전 코드 인식 원리와 이에 따른 DNA·히스톤 결합구조 불안정화 현상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골수성과 림프구성 백혈병이 합쳐진 형태의 혼합형 백혈병은 난치성인 데다 재발률이 높다.
특히 어린이 환자 치료율이 낮다.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DOT1L' 단백질이 지나치게 활성화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DOT1L을 억제하려는 치료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DOT1L 단백질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한발 더 나아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송 교수팀은 DOT1L 단백질이 후성유전적으로 DNA 구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했다.
우선 DOT1L 단백질과 유전체 최소 단위인 '뉴클레오좀' 복합체를 만들었다.
이 복합체 구조를 초저온 전자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DOT1L 단백질이 유비퀴틴화한 히스톤에 결합하면서 DNA·히스톤 응축 뉴클레오좀 구조를 불안정하게 유도하는 것을 밝혔다.
유비퀴틴은 수명을 다한 단백질에 달라붙는 작은 분자다.
우리 몸이 불필요한 단백질을 분해해 새로운 단백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일종의 라벨 역할을 한다.
DOT1L은 아미노산을 이용해 유비퀴틴화한 히스톤에 붙는다.
그러면 DNA는 히스톤으로부터 분리되고, 유전체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진다.
송지준 교수는 " DOT1L에 의한 유전체 구조의 변형이라는 새로운 단서를 찾은 셈"이라며 "백혈병 치료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유전자와 발달'(Genes & Development)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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