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학대는 범죄입니다"…학대 의심 신고 잇따라

입력 2019-04-06 08:30
"길고양이 학대는 범죄입니다"…학대 의심 신고 잇따라

의정부시, 동물학대 방지를 위한 현수막 설치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길고양이 학대는 범죄행위입니다."

최근 들어 경기도 의정부시내 곳곳에서는 이렇게 쓰인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수막에는 도구·약물을 사용해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등의 동물학대 행위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동물보호법'의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이런 현수막이 설치된 장소는 길고양이에게 정기적으로 사료를 주는 일명 '캣맘'들이 학대행위를 의심해 신고를 접수한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2월 25일 의정부시 금오동에서도 길고양이에게 주는 사료에 독극물이 섞여 있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사료 그릇을 이미 치워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아프거나 죽은 고양이가 발견된 것도 아니어서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남았다.

대신 의정부시에서는 동물학대 행위 예방 현수막을 설치했다.

캣맘들은 주로 늘 보이던 고양이가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든지, 사료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면 지자체의 담당 부서에 신고한다.

그러나 이런 신고는 목격자도, 증거도 없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에서도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캣맘과 일부 동네 주민들 간 길고양이 보호 문제로 갈등이 깊은 곳이 많아, 지자체에서 나서 명쾌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의정부시에서는 이러한 신고에 따라 지난해에만 6곳에 현수막을 설치했다.

5일 의정부시 관계자는 "일단 동물보호법 관련 현수막 설치를 통해 동물학대 행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학대행위 발견 시 사법기관의 정식 수사를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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