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파열음'…"지도체제 바뀌어야", "깨끗하게 갈라서자"(종합)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 3명 '지도부 사퇴·비대위 전환' 거론
이언주 당원권 정지 두고 갈등 재노출…하태경 "보궐선거 징계1순위는 지도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 등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 3명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직·간접적으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합을 앞세워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일부 인사는 공개 석상에서 "깨끗하게 갈라서자"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 갈등이 4·3 보궐선거를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수권정당이 목표였지만 지지율 3.5%로는 수권이 불가능하다"며 "수많은 판단 미스로 진정성이 신뢰를 받지 못해 안타깝지만,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체제가 바뀌어야 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했으면 한다"며 "그것이 싫다면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지지율 3.57%는 '바른미래는 지금이 아니다'라는 국민의 메시지"라며 "손학규 방식을 국민이 아니라고 하는데 손 대표가 결단하셔야 하고, 지도부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현 지도부 체제를 종식하자"고 했고, 권 최고위원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7명 중 3명이 사실상 손 대표의 사퇴와 지도체제 전환을 공식 요구한 셈이다.
반면 국민의당 출신 김수민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로 제3의 길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흩어지면 죽는다"며 "창당 정신을 세우기 위해 당대표·원내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찬열 의원은 "최악의 패배였지만,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잘못이 아니라 몇몇 의원의 내부 총질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의원은 "국민이 우리를 콩가루 정당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맞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뭉쳐서 새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에게 '찌질하다'라고 독설한 이언주 의원에 대한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두고도 파열음을 노출했다.
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경고 정도로 끝낼 일에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사실상의 출당조치"라면서 "보궐선거 참패 징계 1순위는 이언주 의원이 아니라 당 지도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손 대표 체제에 반대한다면 차라리 당을 나가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이 실행된 것"이라면서 "대표가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는커녕 오히려 당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찌질이라는 단어로 새누리당을 무수히 많이 공격했다"면서 "개별 발언의 부적절성이 아니라 대표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가 징계 사유라면 '친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시작한 국민의당은 어떤 태생적 오류를 가지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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