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6천500만원…신의 직장"

입력 2019-04-04 17:24
이동호 부산시의원 "환경미화원 연봉 6천500만원…신의 직장"

"전문지식 필요 없는 업종…시의원보다 많아" 깎아내리기 발언

이 시의원 "의욕 너무 과해 정제 못 한 발언…물의 일으켜 사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동호(북구3) 부산시의원이 환경미화원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문제 발언은 지난달 26일 열린 제276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종합심사에서 이 의원이 부산시 간부를 상대로 질의하면서 나왔다.

이 의원은 "환경미화원은 대학을 졸업하거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다거나 이런 절차가 과거에 거의 없었다. 다 알음알음 들어오고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필요 없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 남항관리사업소에서 18년간 근무한 환경미화원 퇴직금이 명예퇴직수당 포함해 2억1천만원인 점을 예로 들면서 "이 분이 18년 근무했는데 연봉이 6천500만원이어서 놀랐다. 저는 환경미화원 월급이 100여만원인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연봉이 올라갔느냐. 시의원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퇴직금은 보통 월 봉급에 근무연수를 곱해서 결정되는데 이 분은 50%를 더해서 150%를 곱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환경미화원은) 로또 자리이고 신의 직장이다. 환경미화원이 저런 대우를 받으면 더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부산시 환경미화원 1천300명이고 청경까지 합치면 수천명인데 앞으로 수 천억원 예산이 날아간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 의원이 발언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퍼지면서 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이 의원에게 공개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글 수백건이 올라왔다.

부산시자치단체노동조합 시청지부 지부장은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성과급을 제외하고 남들 쉴 때 일한 휴일 근무 야간수당을 다 합쳐진 총액에 세금, 국민연금, 의료보험을 제외하면 월 실지급액은 400만원 전후"라며 "30여년을 주 6일 동안 밤낮 주말도 없이 새벽 근무를 하며 힘든 삶을 사는 환경미화원들을 세금을 축내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보느냐"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시의원의 공개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게시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환경미화원은 기술도 없고 대학도 나오지 않아도 취직 할 수 있고 변변한 시험조차 없이 입사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우리 전국 환경미화원뿐 아니라 전국 공무직이 분개했다"며 "이들과 그 가족 마음에 대못을 박고 비수를 꽂았다"며 공개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비판이 확대되자 최근 노조를 방문 "추경 예산 심의과정에서 환경미화원 퇴직금과 임금에 대한 질의내용 중 저의 질문 취지와 달리 환경미화원과 공무직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으로 자존심과 마음에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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