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외로 번진 버닝썬…경찰 유착 의혹 수사는 하고 있나
(서울=연합뉴스) 클럽 버닝썬 사건이 외국 범죄조직의 버닝썬 투자 의혹으로도 번지고 있다. 경찰은 4일 중화권 범죄조직 삼합회가 버닝썬에 투자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고, 홍콩·대만·싱가포르·일본 경찰에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와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인 린사모의 한국인 측근 등도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가수 로이킴도 가수 정준영 등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로 입건했다.
두 달간 버닝썬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달 1일까지 108명을 입건, 마약류와 관련된 9명과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어 카톡방에 유포한 정준영 등 13명을 구속했다. 버닝썬 수사가 연예인의 성범죄 등 범법 행위와 마약, 클럽 지분 구조를 파헤치는 데까지 진척됐지만, 경찰은 핵심인 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대가성을 찾지 못했다며 별다른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수사대상 경찰관이 6명이라고 2일 국회에서 답변했으나 구속된 사람은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1명뿐이다. 가장 최근의 성과라고 할 만한 것은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을 빅뱅 콘서트 티켓 3장을 받았다며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한 정도다.
경찰은 윤 총경이 골프 모임을 가진 골프장을 압수 수색했으나 누가 골프 및 식사비용을 댔는지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승리와 유리 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윤 총경이 강남경찰서 직원에게 수사상황을 물어봤다는 의혹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2016년 최종훈의 음주운전 사건 보도 무마 의혹에 경찰이 연루됐거나 대가가 오갔는지도 밝히지 못했다.
수사가 미진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승리의 성매매 알선 정황이 있었다는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했다면서도 성 접대를 받은 사람과 장소, 대가 여부 등은 수사기법상 밝히기 어렵다거나 확인 중이라고 했고, 승리 측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의혹을 규명하려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핵심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이런 속도라면 경찰에 버닝썬 수사를 계속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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