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소환
의혹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도 조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권모 이사장을 소환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권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권 이사장은 '친정권 인사'로 불리며, 이사장 채용 당시 서류평가 점수가 최저점에 가까웠는데도 면접에서 고득점을 받아 임용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른바 '찍어내기 감사'와 특혜 채용이 의심되는 환경부 산하단체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과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도 이날 오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수사관의 검찰 조사는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만이다.
그는 오후 1시 10분께 검찰에 출석하면서 "제 사건 초기에 청와대가 저에게 '파렴치하다'며 농락을 했다"며 "정작 파렴치한 게 누구인지 최근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총경이나 최근 문제가 된 (청와대) 대변인 등에는 왜 함구하는지 묻고 싶다"며 "국민은 누가 파렴치한지 아마 심판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수사관이 언급한 '윤 총경'은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 유명 연예인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윤 모 총경을 가리킨다. '대변인'은 최근 고가 건물 매입 논란으로 지난달 29일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수사관은 "남은 의문점을 명백히 밝히도록 수사에 철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고, 수사 상황을 묻자 "(수사가) 잘되지 않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그는 청와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조국 민정수석과 박 비서관, 이 전 특감반장을 국고손실,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김 전 수사관은 자유한국당이 김은경 전 장관 등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특감반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1월 자신이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동향을 파악해서 보고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한국당이 김 전 장관 등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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