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기후변화로 한라산 등 고산 침엽수 떼죽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라산 등 고산 침엽수가 기후변화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은 4일 보도자료에서 "남한 최대 규모의 고산 침엽수 군락인 한라산 구상나무 서식지가 90% 가까운 고사율을 보인다"며 "멸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2016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3년에 걸쳐 주요 아고산대(해발고도 1천500∼2천500m)에 서식하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 집단 고사 실태를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구상나무 군락에서 가장 심각한 떼죽음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서식한다. 한라산이 가장 큰 서식지이고 지리산이 뒤를 잇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 단계에 올렸지만, 우리 정부는 구상나무 개체 수가 절대적으로는 적지 않다는 이유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구상나무와 함께 대표적인 고산 침엽수인 분비나무도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주요 군락지에서 집단 고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기후변화가 이 같은 집단 고사를 촉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고산 침엽수의 집단 고사는 멸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하면 한반도 산림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정부가 현황을 파악한 뒤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등록해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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