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보고서 제출 내일 마감…막판 '장외 여론전'
전교조·사걱세 등 "평가거부 규탄…'특권학교' 폐지해야"
자사고 학부모 "평가지표 부당…공교육 다양성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의 재지정 평가(운영성과평가) 자체 보고서 제출기한이 5일로 다가오면서 '장외 여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전국단위 자사고'로 불리는 학교 중 일부가 '자립형사립고'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 17년간 운영된 자사고가 교육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이 소속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4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운영평가를 거부하는 자사고를 규탄하며 '특권학교'인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전교조와 사걱세 등은 자사고 폐지를 요구해왔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로 인해 고교 간 서열이 강화되고 고교입시가 사실상 부활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걱세는 "자사고는 5년마다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 한시적인 학교형태"라면서 "'학교 교육 다양화'라는 지정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운영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자사고가 주어진 자율권으로 입시 위주 교육에 집중한다"면서 "이번 운영평가 기준이 강화된 것은 자사고들이 지정목적에 맞게 운영되는지 엄격하게 평가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걱세는 "초중등교육법령상 의무사항인 운영평가를 받지 않는다면 자사고 스스로 재지정을 포기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운영평가 평가지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서울시교육청까지 '침묵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연합회 측은 "공교육 다양성을 지키려는 학부모들의 의지로 열리는 집회"라면서 "자사고 운영평가의 공정성이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지난 1일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가 주최한 평가지표 부당성 설명 기자간담회에도 대거 참석한 바 있다. 이들은 '자사고 죽이기 반대', '자사고 말살 정책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현재 평가지표가 유지된다면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교장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서울 자사고들은 평가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구성됐고 뒤늦게 일방적으로 통보됐다며 운영평가를 거부하고 있다.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으로 2015년 60점보다 상향된 점도 문제 삼는다.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기초자료 격인 자체평가보고서를 지난달 29일까지 내라고 지시했으나 올해 평가대상 자사고 13곳 모두 내지 않았다. 이에 교육청은 보고서 제출기한을 5일로 미루고 자사고들을 설득 중이다.
교육계는 교육감 대다수를 차지하는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포함된 상황인 만큼 올해 운영평가에서 자사고 지위를 잃는 학교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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