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 프로배구 외국인 트라이아웃 신청에도 참여는 '불투명'
소속팀 챔피언십 일정과 겹쳐 드래프트 참석은 사실상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캐나다 출신의 '괴물 공격수' 가빈 슈미트(33·올림피아코스)가 다음 시즌 국내 프로배구 V리그에서 다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가빈이 다음 달 7일부터 9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되는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서를 내면서 국내 무대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빈은 2009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데뷔 첫 시즌인 2009-10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가빈은 그해 1천110점을 뽑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1천 득점을 돌파하며 득점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9-10시즌과 2010-11시즌, 2011-12시즌 등 세 시즌 연속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챔프전 MVP 3연패 위업을 이뤘다.
챔프전 MVP 3연패는 남녀부를 통틀어 가빈이 유일하다. 남자 선수로는 숀 루니(현대캐피탈)와 레오(삼성화재)가 각각 2년 연속 챔프전 MVP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특히 그리스 프로 리그의 올림피아코스에서 전성기보다는 못하지만 만만찮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트라이아웃에 참여한다면 높은 순위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빈은 소속팀 챔피언십 일정과 트라이아웃 시기가 겹치는 바람에 5월 9일 열리는 드래프트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가빈이 소속팀의 챔피언십 일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참가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빈은 7일 트라이아웃 첫날만 참석한 뒤 9일 드래프트 때는 대리인(에이전트)을 대신 보내도 되는지를 한국배구연맹에 문의했다.
배구연맹은 남자부 7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가빈의 질의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트라이아웃에 참여하는 의지가 강한 가빈의 사정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해줄지를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연맹 규정상 트라이아웃 신청 선수는 트라이아웃에 최소 하루는 참석하되 계약 당일인 마지막 날에 본인이 직접 참석해 사인하도록 하고 있다.
가빈의 친정팀인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빈이 드래프트 당일에는 소속팀의 챔피언십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이틀 전에 올 의사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인 성의를 보인 만큼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구단은 예외를 인정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악용할 소지가 있어 가빈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배구연맹 관계자는 "구단들이 가빈의 요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 중"이라면서 "구단들의 반대가 많다면 가빈에게 예외를 인정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1-12시즌 이후 8년 만인 2019-2020시즌에 V리그에서 다시 뛰기를 원하는 가빈의 소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편 연맹이 트라이아웃 신청 마감일을 종전 3일에서 5일까지로 연장한 가운데 올 시즌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섰던 가스파리니(35·슬로베니아)는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서를 아직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가스파리니가 아직 국내에 머물고 있지만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국내 무대에서 뛴 남자 선수 중에선 타이스(28·전 삼성화재)와 아가메즈(34·전 우리카드), 요스바니(28·전 OK저축은행)가 트라이아웃 참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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