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전포수' 박세혁 "의지형 존경하지만 나도 강하다"
양의지 공백 훌륭하게 메우며 두산 주전 포수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은 강합니다. 그리고 저도 강합니다."
박세혁(29·두산 베어스)이 던진 강렬한 두 마디다.
2019시즌에 돌입하며 두산은 포수 양의지의 공백을 걱정했다.
시즌 초 양의지의 빈자리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두산은 3일까지 10경기를 치르며 8승(2패)째를 거뒀다.
백업 꼬리표를 떼고 두산 주전 포수로 올라선 박세혁은 "두산은 한두 명이 빠져도 무너지지 않는 팀이다. 두산은 강하다"라며 "양의지 선배를 정말 존경한다. 하지만 나도 강하다. 나는 '박세혁의 야구'를 자신 있게 펼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박세혁은 '자신의 야구'를 펼쳤고, '강한 두산, 강한 박세혁'의 모습을 맘껏 뽐냈다.
박세혁은 선발 이영하, 중간계투 박치국, 장원준, 윤명준, 마무리 함덕주 등과 호흡을 맞춰 kt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박세혁은 0-0이던 2회말 2사 2, 3루에서 kt 선발 김민을 공략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두산은 5-1로 승리했고, 박세혁의 2루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경기 뒤 만난 박세혁은 "지난해 타율은 0.282를 기록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오늘 결승타를 만들어 정말 기쁘다"며 "2회 타점을 올린 뒤에는 '이 점수를 꼭 지키자'라는 마음으로 투수들의 공을 받았다. 정말 기분 좋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현역 최고 포수다. 2010년부터 두산 주전 포수로 뛴 양의지는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전문가 대부분이 양의지의 이적을 '두산 전력 약화 요인'으로 분석했다. 탁월한 투수 리드에, 화려한 공격력까지 갖춘 양의지의 이적은 공수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 선배는 정말 뛰어난 포수다. 양의지 선배의 백업으로 뛰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며 "당연히 많은 분이 양의지 선배의 공백을 걱정하는 걸 알고 있다. 당연한 걱정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세혁의 야구'를 펼치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 무척 오래 기다려서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도 않다.
박세혁은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투수들과 '나는 이렇게 볼 배합을 해보고 싶다'는 등의 얘기를 많이 했다"며 "올해는 '내가 두산의 주전 포수'라고 생각하며 뛴다. 자만하지 않지만, 자신감은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큼 박세혁은 잘하고 있다. 사실 양의지의 백업으로 뛸 때도 박세혁은 '주전급 기량을 가진 포수'로 평가받았다.
박세혁은 5∼7일 잠실 NC전에서 '적'이 된 양의지와 처음 만난다. 그는 "양의지 선배와 맞대결을 하면 정말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 찡한 마음도 들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두산이 이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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