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으로 세계 아동 기대수명 평균 20개월 단축

입력 2019-04-03 16:19
대기오염으로 세계 아동 기대수명 평균 20개월 단축

남아시아 최악, 중국은 개선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만연된 대기오염 현상으로 지금 태어나는 아동들은 기대수명이 평균 20개월 정도 단축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오염 정도가 심한 남아시아 지역의 아동들의 피해가 커 평균 기대수명 단축이 30개월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일간 가디언이 인용한 '글로벌 대기현황'(SOGA) 2019 보고서에 따르면 또 2017년 중 발생한 사망 10건 가운데 1건 정도가 대기오염에 기인한 것으로 말라리아나 도로사고, 흡연보다 더 큰 사망요인으로 나타났다.

SOGA 보고서는 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대기오염이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체계적인 연례 조사보고서로 꼽히고 있다.

대기오염이 특히 심한 남아시아의 경우 교통 및 산업공해와 실내 먼지 등과 겹치면서 아동들의 기대수명이 30개월 단축되고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은 24개월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동아시아의 경우 대기오염이 아동들의 기대수명을 23개월 감축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반면 선진국의 경우 아동들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5개월 미만으로 예측됐다.

특히 선진국들의 경우 정부의 일부 먼지 오염 저감 조치들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를 발간하는 보건효과연구소(HEI)의 로버트 오키프 부소장은 "아동들의 수명이 이처럼 단축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면서 "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 말고 다른 특효약은 없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영국 지부 캠페인 책임자인 알라스테어 하퍼는 "대기오염이 사회의 가장 취약그룹인 아동들의 보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오염된 대기에 대한 노출과 신생아 체중 감소, 폐 발달 미숙, 아동들의 천식 간의 상관성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오염 데이터를 감시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이해와 함께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 아동들의 건강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만성폐색성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41%, 2형 당뇨로 인한 사망의 20%, 폐암 사망의 19%, 허혈성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의 16%, 그리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의 11%가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키프 부소장은 이어 중국의 경우 석탄 의존도 감축과 일부 지역의 차량 운행 제한,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 등 그동안 정부의 대기오염 저감 시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기오염이 고비를 넘어서기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남아시아의 경우 미세입자에 대한 노출이 심해 호흡곤란과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하고 있으며 네팔과 인도의 경우 미세입자에 대한 노출 비율이 중국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도국의 경우 미세입자 노출 수준이 선진국의 4~5배에 달하는 등 대기오염도 선후진국 간에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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