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전 인용 연호에 긍정 여론…아베 지지율 상승 반전

입력 2019-04-03 09:32
일본 고전 인용 연호에 긍정 여론…아베 지지율 상승 반전

日고전 인용에 긍정평가 88%…서점선 시가집 '만요슈' 인기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자국 고전에서 인용한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한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아베 내각 지지율은 후생노동성의 통계부정 문제와 오키나와(沖繩) 미군기지 이전 논란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새 연호가 발표된 지난 1일 밤부터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73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일본 시가집 만요슈(万葉集)를 새 연호의 출전으로 삼은 것에 대해 88%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새 연호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대답은 62%였다.

하지만 연호가 오는 5월부터 변경됨에 따라 일본 사회의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31%인데 반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비율은 64%였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53%로, 직전 조사(3월 22~24일) 때의 50%보다 3%포인트 올랐다.

앞서 교도통신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2.8%를 기록, 지난달 9~10일 조사 때보다 9.5%포인트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지지통신 조사에선 2월보다 3.4%포인트 떨어진 39.0%였고,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조사에선 1.2%포인트 하락한 42.7%였다.

3월에 하락세였던 아베 내각 지지율에 지난 1일 새 연호 발표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선 연호제도에 대해 82%가 '유지하는 쪽이 좋다'고 답했다.

또한, 5월부터 연호와 서기(西紀) 중 어느 쪽을 사용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양쪽 모두 같은 정도'로 사용할 것이라는 대답이 50%에 달했다. 서기는 24%, 연호는 22%가 각각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새 연호 발표는 그 출전인 일본 시가집 '만요슈'에 대한 관심도 촉발했다. 지난 2일 만요슈 관련 서적은 각지에서 품귀 현상을 보였다.

이와나미(岩波)서점과 고단샤(講談社) 등 대형 출판사는 새 연호의 출전으로 알려진 만요슈 서문이 수록된 서적의 중판을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분량이 아직 서점에 진열되지 않았고 재고도 적어 관련 서적이 품귀를 보인 것이다.

기노쿠니야 서점 신주쿠(新宿) 본점에선 연호가 발표된 지난 1일 관련 서적이 모두 판매됐다.

일본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재팬에서도 고전 부문에서 잘 팔리는 서적에 만요슈 관련 서적들이 포함됐다.

연호 발표로 고전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고 친숙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현장에선 학생들에게 새 연호를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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