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 앞두고 코르시카서 폭탄 잇따라 발견…佛 '긴장'

입력 2019-04-02 18:28
수정 2019-04-02 20:54
대통령 방문 앞두고 코르시카서 폭탄 잇따라 발견…佛 '긴장'

국세청 앞서 군사용 TNT 폭탄 잇따라 발견…정치적 목적 테러 기도 가능성

코르시카, 강한 민족주의 성향 자치정부 들어선 뒤 佛 중앙정부와 갈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과거 프랑스를 상대로 무장투쟁까지 벌였던 프랑스령 코르시카의 국세청 앞에서 폭탄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코르시카를 방문을 사흘 앞두고 일어난 이번 사건이 테러 기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프랑스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2일 공영 프랑스 3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코르시카 바스티아 인근 국세청 건물 앞에서 2개의 폭탄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날 국세청 직원은 출근하던 중 수상한 상자를 발견해 신고했는데 경찰의 확인 결과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TNT 폭약으로 된 폭발물로 드러났다.

이후 몇 시간 뒤 바스티아 중심가의 국세청 건물 앞에서도 사제 폭탄이 발견됐다.

경찰은 즉각 국세청 직원 50여명을 다른 곳으로 대피시키고 폭발물 처리반을 불러 폭탄을 수거했다.

코르시카에서 폭탄이 잇따라 발견되자 마크롱 대통령의 코르시카 방문을 앞두고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마크롱은 지난 1월 전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국가 대토론'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4일 코르시카를 방문해 주민들과 지역정치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폭탄 설치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나폴레옹의 고향인 코르시카는 이탈리아반도 옆 지중해의 섬으로, 14세기부터 이탈리아 해양도시국가 제노바의 지배를 받다가 18세기에 프랑스로 편입됐다.

지리·문화적으로 프랑스보다 이탈리아 쪽에 더 가깝고, 고유어인 코르시카어 역시 이탈리아어와 유사성이 더 크다.



역사적으로 민족주의 진영의 목소리가 강해 무장단체가 프랑스 정부 요인을 상대로 암살과 테러를 벌이기도 했지만, 주된 과격단체였던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FLNC)이 2014년 무장해제를 선언해 무장투쟁은 사실상 완전히 종식됐다.

하지만 2017년 말 강한 민족주의 성향의 자치정부가 새로 들어선 뒤 코르시카는 프랑스를 상대로 자치권 확대, 투옥된 FNLC 조직원의 사면, 코르시카 토착어에 대한 프랑스어와의 동등한 지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메시지 전파를 위한 테러 기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즉각 대테러 수사를 개시했다.

프랑스의 테러 의심 사건은 관할 지역 검찰이 아닌 파리 검찰청이 수사지휘를 맡는다.

국세청을 관할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예산장관은 트위터에서 "국세청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매우 비열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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