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기록 광주에 온다

입력 2019-04-02 17:01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기록 광주에 온다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제주 4·3 사건 71주년이 되는 3일 광주에서 베트남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기록전이 열린다.

5·18기념재단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광주나비·한베평화재단과 공동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을 기록한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2000년 기밀이 해제돼 세상에 알려진 미 해병 제3 상륙전부대소속 본(J.Vaughn) 상병의 68년 학살 당시 사진과 2000년 이후 베트남 퐁니·퐁넛 마을을 찾아가 만난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야기로 기록전을 구성했다.

오픈 행사로 퐁니·퐁넛 사건 당시 8살이었던 피해자 응우옌티탄 등 2명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희생자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할 예정이다.

응우옌티탄은 당시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 5명을 잃었고 자신도 복부에 큰 부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이 기록전은 가해자의 역사를 성찰하기 위해 2017년 서울에서 시작했다.

이어 베트남 파병의 출항지였던 부산, 노근리 학살의 아픔을 안고 있는 청주, 4·3이 일어난 제주와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로 이어져 왔다.

기록전은 이달 30일까지 계속되며 전시 기간 중 열리는 '광주평화기행워크숍'에선 5월 항쟁 당시 민간인학살 피해자와 계엄군 소속 전직 군인이 한 자리에서 당시의 상황을 증언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씨는 "학살은 잊는 만큼 증폭된다. 기억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망각과 맞설 수 있다"며 "이 전시는 그 망각과 벌여온 한 기록자의 투쟁이자 성찰"이라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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