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압축쓰레기 5만톤 더 있다…소각 처리하려면 3년 걸려"
제주시장 "도 외로 반출해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도의회, 관광객에 '환경보전기여금' 부과 등 쓰레기 정책 전환 주문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에 야적된 압축포장쓰레기가 5만t이 넘고, 이를 모두 소각 처리하려면 3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1일 오전 고희범 제주시장을 비롯한 환경부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최근 국제적 망신을 당한 '압축포장폐기물 반송' 건과 관련, 상황을 점거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제주시는 이 자리에서 필리핀 수출로 문제가 됐던 것과 같은 압축포장폐기물이 현재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에 5만톤 정도 야적돼 있다고 밝혔다.
고희범 시장은 "제주시 조천읍 동복리에 건설 중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완공되더라도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에 있는 5만톤을 모두 소각 처리하려면 3년은 걸린다"며 "현재로서는 도 외로 반출해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제주도의 폐기물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한다"며 "고형연료화를 위한 시설과 인력 확충을 위해 제주시장이 제주도와 담판을 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원들은 또 "현재로서는 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면서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쓰레기 처리 비용을 현실화하고, 관광객들에게 가칭 '환경보전기여금'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시는 지난달 12일 문제가 된 필리핀 수출 압축포장폐기물은 2017년 1월 13일 제주항에서 선적된 2천712t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시 북부광역소각장 수탁 업체인 한불에너지관리가 계약한 업체인 네오그린바이오가 이 폐기물을 필리핀 세부항으로 보냈으나 하역 거부로 반송돼 평택항으로 돌아왔으며, 평택세관의 입항 거부로 2개월여를 공해상에 머물다 그해 5∼6월 평택항에 하역됐다.
네오그린바이오는 평택항만관리소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832t을 창원에 있는 모 업체로 보내 소각 처리했다. 네오그린바이오는 지난해 7월 남은 제주산 폐기물 1천880t과 국내 7∼8개 업체의 폐기물 3천220t을 합해 총 5천100t을 필리핀 민다나오로 재수출했다가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평택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5천여t이 평택항으로 재반입됐다'고 지난달 20일 제주시에 통보했다.
제주시는 하지만 평택시, 평택항만관리소, 평택 직할 세관과 합동으로 현지 확인결과 제주산 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이와 관련 "민다나오에 있는 압축포장폐기물 1천880t은 국제적인 문제로 환경부와 협의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제주도의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 "경기도로 항의 공문을 발송했고 공문에는 제주도와 도민에 대한 사과도 언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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