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예술촌→유네스코 인증 도전…전주 선미촌의 변신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전북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이 유네스코 인증에 도전한다.
전주시는 집창촌에서 문화예술마을로 변신을 꾀한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ESD) 공식 프로젝트 인증제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이를 위해 시는 인권·문화·도시재생 관련 전문가와 전주문화재단 등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아 이달 다음 주에 인증심사 자료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종 승인 여부는 오는 6월 말 결정된다.
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ESD 인증을 획득하면 유네스코 국제공모심사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의 다양한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 사례를 발굴·인증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형 ESD 모델을 개발,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위원회가 지금까지 국내 96개 사업을 인증했으나 현재까지 국제 인증을 받은 국내 사례는 없다.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는 2016∼2020년 총 74억원이 투입돼 선미촌을 포함한 서노송동 일대(11만㎡)의 골목과 도로정비, 커뮤니티 공간 및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 주민공동체 육성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는 그간 국내 성매매 집결지 정비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행해져 왔던 것과는 달리 행정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 프로젝트 이후 이곳에 일반음식점들이 생겨나고 상설문화예술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서노송동 일대 주택가에 형성된 선미촌에는 한때 400여 명의 여성이 성매매 일을 했으나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가 금지되면서 종사자가 100여 명으로 급감했다가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지금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선미촌의 토지와 건물을 꾸준히 사들여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도시재생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공권력과 물리력에 의한 해체보다는 설득과 주민의 참여로 문화 예술과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변신하는 선미촌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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