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질 최악 태국 북부 "주지사 해임·직선제" 민심 부글부글

입력 2019-04-01 11:23
대기질 최악 태국 북부 "주지사 해임·직선제" 민심 부글부글

치앙마이 등 최악 오염 5월 초까지…"관광산업 걱정에 오염지대 선포 안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악의 대기 오염으로 수 주 째 몸살을 앓고 있는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등 태국 북부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이다.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심각한 수준임에도 주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분노 게이지'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주지사 해임은 물론 주지사 직선제 선출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대기 오염이 계속되고 있는 북부 치앙마이 지역에서는 대기 오염을 막을 수 있는 N95 등급 마스크와 공기 청정기 구매를 위한 크라우드펀딩과 청원이 주민들 사이에서 진행 중이다.

태국 북부에서는 농민과 화전민들이 농사철을 앞두고 농경지와 산지를 불태우는 관행 때문에 이 시기 대기 오염이 급증한다.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위성 사진에 북부 지역 1천100여 곳에서 화재가 포착됐으며, 대부분이 숲속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초미세먼지 수치가 일부 지역에서 500㎍/㎥까지 치솟는가 하면, 한때 믿기 힘든 수준인 700㎍/㎥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태국 정부 기준 '안전' 수준인 50㎍/㎥의 10배 이상 수치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최악의 대기 오염이 계속된 북부 지역이지만 5월 초까지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문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자 비판의 화살은 주(州) 정부로 향하고 있다.

치앙마이의 경우, 수빠차이 람수완 주지사 퇴출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치앙마이 대학교 법학부 내 '법 연구개발'이라는 단체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수빠차이 주지사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중앙 정부가 주지사를 임명하다 보니 주지사가 지역민들보다는 중앙 정부를 더 신경 쓴다고 지적하고, 지방행정 시스템을 개혁해 차기 주지사는 주민 선거를 통해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건강전문가인 손티 콧차왓은 주 당국이 '스모그 시즌' 대비를 진행해왔지만, 궁극적으로는 농경지를 태우는 관행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손티는 "주 당국은 대기 오염에 대비할 시간이 몇 개월이나 있었지만 실패했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주지사 퇴출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오직 관광산업에 미칠 영향 때문에 오염관리 지역 선포를 여전히 꺼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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