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부는 3040바람…박용택·박한이, 흔들리지 않는 거목
박용택은 역전 드라마 집필, 박한이는 생애 첫 만루홈런 맹활약
이성열, 김태균, 김강민 30대 후반 선수들도 반짝반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거목은 거센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프로야구 KBO리그의 30·40대 베테랑 선수들은 세대교체 바람에 끄떡없이 시즌 초반 팀 성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나온 LG 트윈스의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연장 10회말 끝내기 적시타를 친 유강남이었다.
그러나 유강남의 적시타까지는 베테랑 박용택(40)의 공로가 숨어있다.
박용택은 2-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팀 마무리투수 손승락의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LG는 9회말에 3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박용택은 5-5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에서 다시 우전 안타를 쳐 출루에 성공했다. 유강남의 결승타 때 홈을 밟은 것도 박용택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박용택의 경험과 집중력이 낳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2020년까지 뛰고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박용택은 올 시즌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개막 후 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1로 팀 내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용택보다 생일이 3개월 일러 올 시즌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된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40)의 활약도 대단하다.
그는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총 6경기에 출전해 16타수 9안타 타율 0.563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롯데와 원정경기가 백미였다. 박한이는 데뷔 후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23-4 대승을 이끌었다.
30대 중후반 선수들은 날아다닌다. 한화 김태균(37)과 이성열(35)이 대표적이다.
한화 주장 이성열은 KBO리그 타율 전체 3위(0.417), 홈런 공동 1위(4개)를 달리고 있다.
김태균 역시 타율 0.393으로 공동 7위를 달리며 중심축을 잘 잡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공격력이 팀 순위를 지탱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4.96으로 전체 7위에 불과하지만, 팀 타율(0.297)은 전체 1위다.
베테랑 두 선수가 한화 팀 성적을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공동 1위를 달리는 SK 와이번스에서도 30·40세대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선두주자는 김강민(37)이다. 김강민은 올 시즌 타율 0.400을 기록하며 SK 타자 중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도 영양 만점이다. 그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2-2로 맞선 7회초 공격 2사 만루에서 이보근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작렬해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밖에도 NC 다이노스 모창민(34)이 타율 0.448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kt wiz 유한준(38)이 타율 0.324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마운드에선 아직 베테랑들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지만, 두산 베어스 배영수(37)가 곧 출격한다.
현역 최다승(137승) 투수인 배영수는 2일 1군에 올라와 두산 마운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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