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배우자"…中 공산당, 정책선전 앱까지 보급

입력 2019-04-01 10:36
"시진핑 사상 배우자"…中 공산당, 정책선전 앱까지 보급

중앙선전부, 1월 모바일 앱 '쉐시창궈' 출시…다운로드 순위 1위

정치 무관심 젊은 층 공략 포석…"마오쩌둥 홍서 연상" 비판론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모바일 앱을 이용해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배우자"

중국 공산당이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라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보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쉐시창궈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지난 1월 출시한 공산당의 정책선전용 앱으로, 현재 중국 내 스마트폰 앱 무료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월 18일 "쉐시창궈가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다운로드 수가 급증해 중국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앱의 다운로드 수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 당시 4천370만건에 달했다.

'위대한 중국을 배우자'는 의미에서 쉐시창궈로 작명된 이 앱은 주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의 사상과 정책을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앱을 통해 시 주석 관련 뉴스나 동영상은 물론 시 주석의 연설문과 연설 장면 등을 볼 수 있다.

시진핑 사상, 즉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에 관한 각종 자료도 앱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

황쿤밍(黃坤明)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장은 이 앱의 출시 당시 "쉐시창궈는 국내 통치, 군사, 외교 등에 대한 모든 시진핑 사상을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라고 말한 바 있다.

앱 이용자들은 시진핑 사상과 관련한 각종 퀴즈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이 앱을 통해 마일리지를 쌓고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나 사상에 점차 무관심해지는 중국 젊은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쉐시창궈라는 모바일 앱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쉐시창궈의 디자인은 중국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약 9천만명에 달하는 당원들에게 쉐시창궈 앱을 다운로드해 실명으로 가입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에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도 공산당원이다.

하지만 쉐시창궈에 대해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들의 필수품이었던 '홍서(紅書)'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홍서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정리해 놓은 책으로, 책 표지가 빨간색이어서 홍서로 불린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마오쩌둥의 홍서가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는 모바일 앱으로 현대적 전환을 했다"고 꼬집었다.

천다오윈 상하이(上海) 정법대 교수는 쉐시창궈에 대해 시 주석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산당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천 교수는 이 앱이 '마오쩌둥 홍서 현대판'이라고 지적한 뒤 "이 앱의 이용자들이 시 주석의 사상을 진정으로 믿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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