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알제리 과도정부 구성…"대통령 퇴진 발표 임박" 관측도

입력 2019-04-01 09:56
'소요' 알제리 과도정부 구성…"대통령 퇴진 발표 임박"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대통령 퇴진요구 시위가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과도정부 구성안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현지 통신사 APS를 인용해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누레딘 베두이 현 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끌도록 했다고 전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7명의 과도정부 내각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엔나하르TV는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헌법 102조에 근거해 사임을 천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헌법 102조는 의회가 '대통령이 직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선언할 수 있다. 아울러 스스로 사퇴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방송은 정치권 소식통을 인용해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오는 2일 사임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제리에서는 1999년 취임해 집권 20년간 집권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이달 18일 열릴 예정이던 대선에 출마해 5연임에 도전하려 하자 지난 2월 하순부터 매주 금요일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그는 거센 퇴임 압력에 지난달 11일 차기 대선 출마 방침을 철회하고 이달 18일 예정했던 대선도 연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투표가 연기됐다는 이유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일련의 시위에는 젊은 층이 주도적으로 참가했지만 1990년대 알제리아 내전에 참가했던 퇴역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앞서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의회에 대해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과도정부에서 국방차관에 기용됐다.

현지 정치권에서는 살라 총장의 이런 언급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과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꼼수라는 관측이 엇갈렸다.

시위대는 군의 정치개입에 반대한다며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지만, 야당 지도자들은 살라 총장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뒤 휠체어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면서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알제리의 과도정부 구성 방안에 대해 "알제리에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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