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복판에 작은 백두대간…남북 야생화 예술정원 생긴다

입력 2019-03-31 08:30
베를린 한복판에 작은 백두대간…남북 야생화 예술정원 생긴다

한석현·김승회 작가 참여 '제3의 자연'전

남북한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식물 65종, 3천 그루 설치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수도 베를린 한복판에 한반도의 백두대간이 예술작품으로 재현된다.

한반도와 8천㎞ 이상 떨어진 이곳에서 남북한의 야생화가 백두대간 작품과 어우러지면서 정원이 만들어진다.

예술과 접목된 남북한의 생태학적 교류가 독일 통일의 상징 베를린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베를린에 기반을 둔 예술기획사 금아트프로젝트는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Das dritte Land : 제3의 자연'전을 개최한다.

독일 통일 전 동·서베를린을 가르는 장벽이 있던 쿨투어포룸의 성 마케우스 교회 앞 광장에서 열린다.

한석현, 김승회 작가는 이곳을 몽환적, 산수화적 풍경의 정원으로 탈바꿈시킨다.

백두대간을 돌과 흙을 이용해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한다.

작품 주변에는 남북한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식물 65종, 3천 그루가 설치된다.

또, 베를린 소재 조경건축 회사와 기술적으로 협력해 기암괴석 사이로 안개가 낀 모습을 펼쳐낸다.



두 작가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작가는 지난 6개월 동안 베를린보타닉가든,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베를린의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남북의 대표적 초목을 선별했다.

한 작가는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왜곡된 자연의 이미지를 주제로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김 작가는 DMZ 관련 프로젝트와 정원도서관 설치 작업 등을 해왔다.

금아트프로젝트는 조만간 통일부를 통해 북한에서 받아야 할 초목 1차 리스트를 평양 조선 중앙식물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아트프로젝트는 내달 17일까지 이번 전시에 대한 소셜크라우드펀딩(wemakeit.com/projects/das-dritte-land-art-garden)을 진행한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오는 6월 7일 이번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성 마테우스 교회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금아트프로젝트는 이번 전시가 끝난 뒤 정원에 심어진 남북 초목의 씨앗을 모아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제3의 자연'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금아트프로젝트 대표인 김금화 큐레이터는 "정원 인근 국공립 박물관을 방문하는 전 세계의 관광객과 방문자들이 거닐며 명상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경계가 허물어진 한반도의 산수와 초목이 어우러진 초현실적 풍경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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