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중, 4월말까지 협상 마무리 위해 움직여"

입력 2019-03-30 01:36
WSJ "미중, 4월말까지 협상 마무리 위해 움직여"

"베이징 협상서 美, 中사이버보안법 완화 압박"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서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양측이 4월 말까지 마무리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중 양측 관리들을 인용, "현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측 협상단과 류허 부총리를 필두로 하는 중국 측 협상단이 4월 말까지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보다 협상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27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협상이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로이터에 "5월까지, 6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며 "(무역 합의가) 4월에 이뤄질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또는 사법 방해 혐의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WSJ은 베이징에서 현지시간으로 28~29일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사이버보안법이 주요 협상 이슈가 됐고, 미국은 중국 측에 사이버보안법의 완화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사이버보안법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외 기업에 민감한 네트워크 데이터 기반을 중국에 둘 것과 서버나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를 비롯한 관련 장비를 중국업체들로부터 조달하도록 규정, IT 기업을 비롯한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에는 큰 도전이 돼왔다.

2017년에 제정된 사이버보안법은 사이버 분야에서 중국의 글로벌 파워를 구축하고 정보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계획 가운데 하나라고 WSJ은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사이버보안법 관련 이슈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의제로 다루는 것을 거부해왔으나 최근 몇주 사이에 전체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 논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전날 중국이 해외기업에 대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자유무역지구에서의 시범적 시행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합의 이후 이행 문제와 미중이 양측에 부과한 관세철회 속도 등이 미중 협상에서 계속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12일 중국 측이 이행을 잘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해 다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보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동으로 '관세폭탄'을 되살리는 이른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합의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당시 "현재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어떻게 되든, 합의 위반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관세를 올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없으면 (중국과의 무역관계에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수출입은행 연차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가지 분명히 하자면, 반드시 모든 관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나머지는 남겨둘 수 있다"고 밝혔다.

협상이 타결되면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의 합의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지렛대로 나머지 관세는 남겨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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