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 경제 성장 완만해져…중국 둔화 흐름 지속"
국제유가, 완만히 상승…산유국 감산 이행·미중 무역협상 등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경제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 성장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31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최근 해외 경제동향'에서 작년 4분기 미국의 소매판매가 1년 전보다 0.2% 증가하고 자본재 수주는 1.0%, 수출은 0.9% 각각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소비, 투자가 증가로 전환했으나 이전에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실업률은 1월 4.0%에서 2월 3.8%로 하락하고 임금 상승률은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은 호조를 지속했다고 봤다.
한은은 "앞으로도 미국 경제는 성장세 둔화 추세가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노동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2%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하는 등 대외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5.3%로 작년 4분기(5.7%)보다 둔화했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반면 소비, 투자 등 내수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경제의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꼽혔다.
한은은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중국 경제 성장 하방 압력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유로 지역은 생산, 투자 부진으로 낮은 성장세가 지속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올해 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4% 증가해 작년 12월(-0.9%)보다 개선됐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감소했다.
대신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3%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고 실업률은 7.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유로지역 경제는 양호한 노동시장, 확장적 거시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보호무역주의 확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이 하방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한편 국제유가는 두바이 유가의 경우 2월 말 배럴당 65.6달러에서 지난달 67달러로 전월보다 3.7% 올랐다.
최근 국제원유시장은 공급 측 상방 요인과 수요 측 하방 요인이 혼재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올해 들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데다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가 3∼4월 추가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지며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 전망 약화, 주요국 경제 지표 부진 등이 유가 상승을 제약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제유가 주요 변동 요인으로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 상황, 이란 제재 유예 연장 여부, 미중 무역협상 향방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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