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에 '응원가 저작권 소송' 낸 작곡가들 잇단 패소
김창환·주영훈씨 등이 제기한 소송도 원고 패소 판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프로야구 구단을 상대로 작곡가들이 "동의 없이 곡을 변경해 응원가로 사용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7단독 우광택 판사는 지난 28일 작곡가 김창환 씨와 주영훈 씨가 서울히어로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우 판사는 지난 14일에는 양모씨 등이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소송을 낸 작곡가들은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를 해당 구단이 응원가로 사용하면서 허락 없이 악곡이나 가사를 일부 변경·편곡·개사해 동일성유지권 또는 2차저작물 작성권, 저작인격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 판사는 "구단들이 노래를 일부 변경해 응원가로 사용한 것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 판사는 "그간 구단들은 저작물 사용료를 지급하며 상당 기간 노래를 응원가로 사용했다"며 "응원가로 쓰려면 통상 악곡이나 가사에 일부 변경이 있으리라는 점은 예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박상구 부장판사)가 작곡·작사가 21명이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판례를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재판부는 "야구장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음역대를 좀 높이거나 박자 템포를 좀 빠르게 변경한 것으로 관객들로서는 기존 악곡과의 차이를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일부분을 다르게 한 정도에 불과하다"며 "음악저작물이 응원가로 사용되는 과정에 수반될 수 있는 통상적인 변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완전히 새로운 가사를 만들었다면 변경된 가사는 독립된 저작물로 볼 수 있다"며 동일성유지권 등이 침해되지도 않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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