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이었다"…메릴 켈리의 두근두근 MLB 하루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구단 원정 숙소에서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이 열리는 다저스타디움까지는 버스로 4∼5㎞에 불과했다.
무척 짧은 거리이지만 메릴 켈리(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그 길에 오르기까지 무척이나 먼 길을 돌아왔다.
켈리는 마이너리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KBO리그에 진출했다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입성이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완성한 주인공이다.
그 긴 시간과 거리를 거쳐 마침내 빅리거의 꿈을 이룬 켈리의 특별한 하루를 미국 '야후스포츠'가 주목했다.
'야후스포츠'는 29일(한국시간) '모든 이의 여정은 다르다: 독특한 여정을 거쳐 첫 개막전을 맞은 메릴 켈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30살이 넘은 나이에 메이저리거로서 첫날을 보낸 켈리를 조명했다.
켈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원정 개막전을 앞두고 "오늘을 맞기까지 말 그대로 먼 길을 돌아왔다. 정말로 먼 길이었다"고 말했다.
우완 투수 켈리는 4월 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켈리는 적어도 그토록 꿈꿔왔던 메이저리거로서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켈리는 "저마다 여정은 제각각일 것"이라며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됐을 때 '언젠가 한국에 가고 싶어'라고 생각할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8라운드에 지명됐던 켈리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5년에는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도전했다. 그는 4년 동안 통산 119경기에서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켈리는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SK 구단은 그 의사를 존중해서 보류권을 풀어줬다.
약 한 달 뒤 고향팀 애리조나와 2년 보장 600만 달러(약 68억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넣었다.
켈리는 "오늘이 메이저리거로서 맞는 첫날"이라며 "오늘이 지나면 나는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거에서 서비스 타임 하루를 채우게 된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그 하루가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켈리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리고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하루를 보내기까지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야후스포츠는 평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