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일주도로 오늘 개통…차로 1시간 20분 '곳곳이 절경'

입력 2019-03-29 13:39
수정 2019-03-29 14:04
울릉도 일주도로 오늘 개통…차로 1시간 20분 '곳곳이 절경'

막바지 터널·도로 공사로 분주 "주민·관광객 불편 크게 줄 것"



(울릉=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9일 오전 9시 5분 경북 울릉읍 도동리에서 섬을 한 바퀴 돌기 위해 승용차에 올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 파도소리는 평소처럼 힘차게 들려왔다.

도동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울릉일주도로로 접어들면서 차 계기판 거리 표시를 '0'으로 돌린 뒤 서서히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쯤 달리다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사동리로 접어들자 곧바로 터널이 나타났다.

그때만 해도 몰랐다.

이렇게 차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교차할 수 있는 왕복 2차로의 넓은 터널이 고마운지.

터널을 지나 내려가자 해안선을 따라 만든 도로와 방파제에는 가끔 높은 파도가 몰아쳐 도로 주변으로 떨어졌다.

수년 전 가본 쿠바 수도 아바나의 해안도로에 있는 말레콘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물론 울릉일주도로에는 말레콘처럼 사람이 많지 않았고 아기자기한 풍경이나 구시가지의 고색창연함도 없었다.

대신 울릉도에는 화산섬 특유의 기암괴석과 바위섬, 각종 꽃과 나무, 떨어지는 돌을 피하기 위한 피암터널이 사람을 반겼다.

오가는 차는 많지 않았지만 오르락내리락하거나 급하게 굽은 도로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서면으로 접어들면서 처음 마주친 왕복 1차로의 좁은 터널. 도로가 좁아서 터널 양쪽 끝에는 신호등이 있다.

빨강 신호등에는 멈춰 서서 반대편 차로에서 오는 차를 기다려야 하고 녹색 신호등에는 달릴 수 있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터널 중간에서 반대편 차와 마주칠 수밖에 없어 신호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일주도로 곳곳에는 아직 1차로인 터널이나 도로가 있어 신호등이 네다섯개 있다.

울릉주민은 익숙한 듯 모두 신호를 지키며 여유롭게 기다렸다.

울릉군은 차가 교행할 수 있도록 터널을 추가로 건설하거나 도로를 넓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일주도로 곳곳은 공사로 혼잡했고 아직은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이 많았다.

강한 골바람으로 오징어가 잘 말라 울릉도에서도 말린 오징어로는 으뜸으로 친다는 태하리를 지나 북면 현포리에 접어들자 계기판 거리가 20㎞를 넘어섰다.

코끼리처럼 생긴 코끼리바위를 눈앞에 두고 북면 소재지인 천부리를 지나 섬목에 이르는 길은 바위섬과 해안선 절경으로 눈을 떼기 어려웠다.

최근 공사를 마친 일주도로 마지막 구간인 관음도 인근 섬목에서부터 난 길은 깨끗하게 포장돼 있었다.

섬목에서 저동리까지는 2개의 긴 터널이 있다.

시원하게 뚫린 와달리터널(1.9㎞)과 내수전터널(1.5㎞)을 지나자 도동리와 함께 울릉도 중심지인 저동리가 보였다.

휘발유 ℓ당 가격을 1천679원으로 표기한 2곳의 주유소를 지나자 마침내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다.

이날 전국평균 휘발유 ℓ당 가격은 1천392원이었다. 울릉도는 육지에서 떨어져 있어 운송료가 추가로 들어 모든 물가가 비싸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추기는 했지만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24분이 걸렸다. 총 거리는 40.7㎞였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29일 울릉읍 저동리에 있는 와달리휴게소에서 일주도로 준공식을 열고 정식 개통한다.

울릉일주도로는 1963년 사업 계획이 확정돼 1976년 착공했고 지난해 말 임시 개통했다.

공식적인 총 길이는 44.5㎞다.

울릉군민 이모 씨는 "일주도로 개통으로 주민과 관광객 불편이 크게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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