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힘 있는 여당을!' vs. 황교안 '공수표 정부 심판을!'(종합)
거대양당 대표, 4·3보선 사전투표 첫날 유세 대결…막판 뒤집기 경쟁
창원성산, 민주·정의 '우세'…통영·고성, 한국 '우세'
(서울·창원=연합뉴스) 고상민 차지연 김여솔 이은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3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국회의원 선거 지역인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맞불 유세에 나섰다.
선거전 돌입 이후 두 대표가 유세 현장에서 맞닥뜨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경남(PK) 두 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보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략적 요충지인 PK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 이래 이날 처음 현장 유세에 나섰다. 그는 1박 2일간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을 오가며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다수도 동참해 화력을 보탠다.
이 대표는 먼저 창원성산을 찾아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 옷을 입고 나선 이 대표는 "여 후보는 정의당 후보이면서 동시에 민주당 후보"라며 "창원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투자협약, 고용·산업위기지역 확대, 창원사랑 상품권 1천억원 발행, 혁신클러스트 조성과 방위산업 창원지역 투자 확대 등 공약을 민주당이 정의당과 함께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약을 지키려면 예산이 있어야 한다"며 "저는 집권여당의 당 대표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당정 협의를 통해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재정지원 사업을 반드시 하겠다는 것을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원 상남시장을 돌며 여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후보 단일화를 이룬 창원성산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상 여 후보가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는 만큼 남은 선거운동 기간 전폭적 지원을 통해 승리에 쐐기를 박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MBC 경남 의뢰로 지난 26∼27일 창원성산 거주 유권자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여 후보는 44.8%로, 강 후보(35.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의 세가 강한 통영·고성의 경우 자당 양문석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창원성산보다 더 많은 당력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이 대표는 유세 지원 이틀째인 30일에는 통영·고성에만 머무르며 양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선거 전날인 다음 달 2일에도 통영·고성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통영·고성 유세에서 '힘 있는 집권여당'을 강조하면서 통영 안정산단 일자리 1만개로 대표되는 지역 상생형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오는 30일과 31일에는 민주당 의원 60여명이 통영·고성을 찾아 대대적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두 지역 모두 단일화 후보와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다고 보고 투표율 올리기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어느 쪽이 투표장에 많이 나오느냐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우리 쪽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다는 것은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더 나올 것이라는 신호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현지에 거처를 마련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아침부터 유세 지원에 박차를 가했다.
한국당은 이번 보선에서 현 정부가 경제정책에서 실패하고 한반도 평화로드맵 확보에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당은 특히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성산만큼은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황 대표는 창원에 원룸을 얻고, 9일째 현장에 상주하며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과 정의당이 창원성산에 단일후보를 낸 데 대해 "여당의 2중대 밀어주기", "좌파 야합"이라고 비난하며 견제에 열을 올렸다.
황 대표는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하며 이를 비판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한국당은 중소조선해양기자재 업체 관계자들을 경남도당으로 초청해 고충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남에 1천여개의 중소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이 대형 조선사 합병과 구조조정으로 큰 불안에 빠져있다고 들었다"며 "정부에서 펀드도 만들고 금융지원책도 세워놨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가 많은 것으로 안다. 기존 금융 관행을 깨는 혁신적 방안 필요하다는 부분을 우리 당에서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남시장 유세에선 "(이번 선거는) 2석이긴 하지만 단순한 보궐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 미래를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선거"라면서 "이번에 승리해서 그 기세로 총선 승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대선 승리까지 나아가는 데 힘을 모아 달라. 이번 보선에서 압승하도록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만큼 여세를 몰아 굳히기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리얼미터가 MBC 경남 의뢰로 지난 26일∼27일 통영·고성 거주 유권자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3%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57.2%, 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29.7%,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황 대표는 고성 배둔시장 유세에서 "지금 여당에서 나온 후보도 이것저것 해주겠다 약속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하나라도 제대로 지킨 게 있나. 하는 시늉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고성 농업도 스마트팜 농업으로 확 바꿔 농업인 여러분 소득을 확실하게 늘게 할 것"이라며 "무인항공기 공단도 추진하고, 조선산업 특화지구를 만들어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통영 한산도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 한 표를 호소했다.
이번 보선에서 창원성산에만 후보를 낸 바른미래당도 한 달 가까이 창원에 거주해온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이재환 후보 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창원광장에서 출근인사를 한 뒤 인근 실내수영장에 들러 시민을 대상으로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정의당은 창원성산이 '진보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띤 데다 어렵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만큼 이 지역을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후 창원 상남시장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공동유세를 벌이고 저녁에는 교육단지 벚꽃길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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