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매각, 지역경제 회생 실마리 찾나
일자리 2천900개 창출, 전기차 생산으로 미래 산업 선도 효과도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한국GM 군산공장의 매각 성사는 침체한 전북 군산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군산 경제에 치명타를 가한 한국GM 공장이 어떻게든 부활한다면 현지에 활기가 돌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5월 가동 중단으로 한국GM 군산공장의 노동자 2천여명 가운데 1천600여명이 군산을 떠났거나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1천400여명은 희망 퇴직했고 200명은 부평과 창원공장에 전환 배치됐으며 나머지 400여명은 무급휴직 상태로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부품·협력업체 164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여명도 일자리를 잃거나 실업 위기에 처했다.
이는 군산지역 고용 비중의 20%가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비중이었다.
앞서 문을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직원 수 5천여명보다 2배 이상 규모가 큰 것이다.
가족을 포함하면 4만여명이 한국GM 군산공장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토지 거래 건수와 아파트 매매가가 급락하고 아파트 미분양률이 17%까지 치솟을 만큼 지역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군산공장 폐쇄로 감소한 군산지역의 총생산액은 전체의 16%인 2조3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경제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며 지난해 4월에는 정부가 '고용위기 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군산공장의 매각과 재가동은 이런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군산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MS그룹 컨소시엄이 내연 자동차가 아닌 전기자동차를 주로 생산하기로 해 고용 인원은 과거보다 줄 가능성이 크다.
전북도는 직접 고용이 900명, 간접 고용이 2천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부품 수가 현재의 내연 자동차보다 적은 만큼 차량 조립 등에 투입되는 노동자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역경제가 온기를 체감하는 시점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는 2년 후쯤이 될 전망이다.
MS그룹 컨소시엄은 2021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뒤 순차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2025년께에는 연간 최대 15만대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S그룹 컨소시엄이 향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전기자동차를 주로 생산하는 만큼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북도는 기대하고 있다.
MS그룹 컨소시엄은 처음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5년 후에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자동차산업의 체질 개선을 이끌며 미래형 자동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무형의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당장의 고용 인원 등은 한국GM 군산공장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유무형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서둘러 공장 가동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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