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여행] 강원권: 아찔한 절벽에 꼿꼿이 허리 세운 보랏빛 동강할미꽃
노란 유채-하얀 벚꽃-푸른 바다 '3색 유혹' 삼척 맹방에 물씬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꽃길 타고 남녘을 오르던 봄이 어느새 백두대간 따라 강원도에 다다랐다.
영월 동강의 절벽 틈에서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할미꽃이 단아한 보랏빛으로 봄의 도착을 알린다,
삼척 맹방에서는 노란 유채꽃의 파도가 하얀 벚꽃, 푸른 바다와 함께 어서 마중 오라 상춘객들에게 손짓한다.
◇ '봄이 돌아왔다네'…절벽에서 회춘(回春) 알리는 동강할미꽃
아찔한 절벽에 매달려 회춘(回春·봄이 돌아옴)을 알리는 할미꽃이 있다.
보통 할미꽃과 달리 허리를 굽히지 않는 꽃. 바로 강원도 정선 동강 유역에서만 자생하는 '동강할미꽃'이다.
이 꽃은 동강에서 벚꽃이나 개나리보다도 더 먼저 봄을 알린다.
'뼝대'라고 불리는 귤암리 동강 변 석회암 절벽은 대표적인 자생지다.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자태가 특징이다.
산소가 부족한 바위 틈새에 뿌리를 박고 따뜻한 봄 햇살을 보려면 가능한 한 똑바로 서야 하기 때문이다.
동강할미꽃은 김정명 사진작가가 1997년 봄 동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생태사진을 찍던 중 우연히 정선읍 귤암리 뼝대에서 발견했다.
1998년 '한국의 야생화'라는 그의 꽃 달력에 처음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을 본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가 기존 할미꽃과 다른 한국특산종임을 확인하면서 '동강할미꽃'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매년 3월 말부터 4월 중순 아름다운 꽃의 색깔과 하늘로 향한 꽃대의 기상은 전국의 사진작가 등 탐방객들 발길을 사로잡는다.
귤암리 주민은 동강할미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년 이맘때 제례, 동강 변 걷기, 사진전시회, 군락지 관람 등의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연다.
올해도 어김없이 29∼31일 강원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장 일대에서 '동강할미꽃축제'가 펼쳐진다.
축제는 옷바우 제례를 시작으로 동강할미꽃 전시회, 나만의 동강할미꽃 심기, 동강 따라 걷기, 꽃 사진 촬영하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된다.
◇ 노란 유채·하얀 벚꽃·푸른 바다…진한 봄의 풍경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유채꽃밭에서는 '유채꽃과 봄 가득 희망 가득'이라는 주제로 축제가 열린다.
바닷가 근덕면 상맹방리 유채꽃밭 넓이는 축구장 9개와 맞먹는 7만㎡에 이른다.
유채꽃은 삼척의 봄을 대표한다.
노란 물감보다 진하게 스며든 유채꽃이 해변을 따라 끝도 없이 펼쳐진다.
노란 유채꽃밭의 서쪽 옛 7번 국도는 하얀 벚꽃 터널이 이어진다.
수령이 20∼25년 된 왕벚나무가 줄지은 맹방 벚꽃길은 그 길이만 2.5㎞에 달한다.
유채꽃밭의 동쪽은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노란 유채꽃과 하얀 벚꽃,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삼색 장관'을 연출한다.
이 때문에 삼척 유채꽃 축제에는 매년 30여만 명이 찾아와 봄 추억을 만든다.
다만 주말 반짝 꽃샘추위에 토요일에는 눈 또는 비가 예보돼 우산도 챙기고, 옷도 따뜻하게 챙겨입는 게 좋겠다.
yang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