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도면 유출한 LH직원 2명 입건
도면 유포한 부동산업자 3명 시세차익 노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수도권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의 개발도면을 유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기밀유출과 업무방해 혐의로 LH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 소속 차장급 간부 A(47)씨와 군인 출신 계약직 직원 B(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공범인 C씨 등 부동산업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3월께 내부 기밀자료인 수도권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의 개발도면을 사내 메신저를 통해 B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시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도면을 빼돌린 뒤 군 관계자 1명과 C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 부동산업자 3명은 B씨로부터 건네받은 도면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LH는 지난해 7월께 군부대 시설이 있는 삼송·원흥지구의 신도시 개발을 검토하는 회의에서 참석자인 군부대 관계자들이 이미 이 지역 도면에 대해 알고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LH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을 압수수색해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업무용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분석, A씨와 B씨가 해당 도면을 외부로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다.
A씨와 B씨는 해당 도면을 건넨 군부대 관계자와 부동산업자들로부터 금전적인 대가 등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씨 등 부동산업자 3명은 해당 도면을 토대로 투자자를 모아 삼송·원흥지구에 토지를 사들인 뒤 오피스텔 등을 지어 시세차익을 노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B씨가 군부대 관계자들과 원활한 협의를 위해 해당 도면을 보내달라고 해서 사내 메신저로 보냈다"고 진술했다.
B씨는 경찰에서 "부동산업자인 C씨가 정보를 달라고 졸라서 카카오톡으로 줬다"고 진술했으며 C씨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고자 해당 도면에 대한 정보를 B씨에게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도면 유출 사실이 알려진 후 삼송·원흥지구는 결국 수도권 3기 신도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과천 과천지구에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LH는 내부유출자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도면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해당 직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C씨 등 부동산업자들은 삼송·원흥지구에 건물까지 지어서 큰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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