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윤봉길은 죽음 실천해 민족의 등불 됐다"
이태복 월진회 회장이 쓴 '윤봉길 평전' 북콘서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윤봉길은 죽기를 각오하고 나가서 진짜로 죽었습니다. 죽었기 때문에 그분이 민족의 등불이자 횃불이 된 겁니다."
소설가 조정래는 28일 영등포구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윤봉길 평전' 북콘서트에서 "일제가 조선을 탄압할 때 안중근 의사가 처음 모범을 보였고, 마지막으로 윤봉길 의사가 죽음을 실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출판사 동녘이 펴낸 '윤봉길 평전'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 월진회 회장이 세 번째로 쓴 인물 평전이다. 그는 책에서 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이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에서 던진 폭탄이 도시락이 아닌 물통이었으며, 김구의 행동대원으로서가 아니라 독자적 의지로 의거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월진회,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광복회가 주관한 행사에서 "지도층이 목숨 걸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윤봉길 정신을 되새기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낸 조 작가는 윤봉길을 평가해 달라는 부탁에 '태백산맥'에 이어 '아리랑'을 집필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항과 핍박의 36년 역사를 기억해야 향후 360년간 우리 민족이 수치를 겪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 시절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친 분들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봉길 의거가 이뤄진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일제가 1931년 만주를 치고 들어가 이듬해 만주국을 건립했고, 한반도보다 훨씬 넓은 땅덩어리를 일제가 단숨에 먹어치운 사실을 알고 많은 조선 지식인이 친일파로 돌아섰다"고 역설했다.
그는 "친일파들이 독립을 포기하고 호의호식하는 길을 가고자 했을 때 윤봉길은 참다운 죽음을 선택했다"며 "이러한 윤 의사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우리가 정체성으로 삼아야 하며, 적어도 비겁하고 더러운 지식인이라는 말은 듣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0년 전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50명을 선정해 책을 쓰기로 기획했는데, 아직 7명밖에 집필하지 못했다"며 "윤봉길에 대한 책도 언젠가는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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