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한민족예술자료관 건립 추진…"북한음악 수집 중"
올해 사업 소개 간담회 개최…최근 북한 자료 1만5천여점 들여와
관객 저변 확대 위해 영화 이어 뮤지컬과도 협업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국립국악원이 북한음악 등 다양한 한민족 자료를 수집·공개하는 한민족예술자료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29일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일회적이고 시류를 타는 사업보다는 북한 자료를 꾸준히 수집하고 그것들에 대한 학술적 검토를 해보려 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국립국악원은 한민족예술자료관 건립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립국악원은 2016년 정부 인가를 받아 북한음악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특수자료실을 내부적으로 운영 중이다. 한민족예술자료관은 이를 토대로 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수장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자료실과 달리 한민족예술자료관은 일반 공개가 목적이다.
김 실장은 "최근에도 북한 관련 자료 1만5천여점을 해외에서 들여왔다"며 "자료들을 분류하고 내부 규정을 정비해 내년께에는 대중에게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립국악원은 카자흐스탄 재외교포(고려인)를 대상으로 한 한민족 예술 관련 구술채록, 북한 민족음악 이론 학술회의, 한민족음악총서 발간 등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도 "국악원은 1990년대부터 북한음악 연구를 해왔다"며 "남북 간 직접적 소통 창구가 없다 보니 작년 일부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관련 연구를 계속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북한 관련 사업 외에도 관객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는 11월 19~23일 무대에 오르는 국악극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다.
뮤지컬 '풍월주' 등으로 잘 알려진 이종석 뮤지컬 연출가가 국악 연출에 도전한다.
김태용 영화감독이 연출한 국악 공연 '꼭두'가 국내외 영화제에서 잇따라 초청을 받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뮤지컬 장르와의 협업도 관심을 끈다.
국립국악원은 최근 소속 예술단체 4곳(정악단·민속악단·무용단·창작악단)의 예술감독 임명을 마쳤는데, 저마다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작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오는 10월 10~11일 처용에 관한 설화와 처용무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영상과 첨단 무대 기술을 결합한 무용극을 선보인다.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민속악단은 다음 달 민속악의 근원과 그간 걸어온 길을 되짚는 특별 공연을 연다.
공연 사업 외에도 국립국악원 내 국립국악박물관 상설전시가 오는 8월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임재원 원장은 "국립국악원의 다양한 공연과 교육, 전시 등으로 국악 매력을 풍성하게 펼쳐내 국민들이 국악을 더 가까이, 더 깊게, 더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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