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보아오포럼서 개혁개방 확대 재천명

입력 2019-03-28 14:07
수정 2019-03-28 14:52
리커창, 보아오포럼서 개혁개방 확대 재천명

기조연설서 자유무역·다원주의 강조…"같은 배 타고 같은 미래로"

외국기업에 기술이전 강제 금지 관련 "우리가 한 말 반드시 지킬 것"



(보아오<중국 하이난>) 김윤구 특파원 = 리커창 중국 총리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서 개혁개방 확대를 재차 천명하고 자유무역과 다원주의 수호를 강조했다.

리 총리는 28일 중국 하이난섬 보아오에서 열린 2019 보아오 아시아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개방은 중국의 기본적 정책"이라면서 "얼마 전 폐막한 전국인민대회(전인대)에서 외국인투자법이 통과됐다. 올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자본의 시장 진입을 한층 완화할 것이라면서 "6월 말까지 외국인투자 관련 네거티브 리스트를 수정 발표할 것"이라며 투자금지 대상 축소를 약속했다.

또한 통관 비용도 줄이기로 했다.

외국계 은행의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외국계 증권사와 보험중개회사의 업무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의 중국 채권 투자도 더욱 편리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식재산권 보호는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권리를 침해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도록 전인대에서 특허법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를 못 하도록 규정했다면서 "우리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법을 어기면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리 총리는 이어 보호무역 부상 속에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면서도 기술혁신 등 긍정적 요소가 많으므로 침착하게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면서 "번영을 위한 옳은 길은 다원주의"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더 큰 틀에서 동등한 협의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맞이한 국내외 환경이 복잡하다면서도 최근 시장 심리가 현저히 개선되고 감세 등 정책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 총리는 실질 금리 수준을 내리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중국이 경제 하강에 대응할 정책 수단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단기적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적 발전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리한 단기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리 총리는 정책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미 발표한 기업의 감세와 비용 인하 조치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이난의 한 제조업체를 예로 들면서 올해 감세와 비용 인하로 이익이 10% 증가할 것이며 이를 연구개발과 산업 업그레이드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기회이며, 우선 아시아에 기회"라면서 각국과 협력의 공간을 넓히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앞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보아오 포럼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탈글로벌화와 보호주의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균형 잡힌 접근으로 대응해 모든 국가가 공동 발전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마련해 아시아와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연설자로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는 "중국 정부가 대기 개선 등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미세먼지 저감 등의 문제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더 원활하게 협력해 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협력해야 한다"면서 "남북한과 미국은 대화의 궤도에 올라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지원에 감사하며 앞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세계 경제환경 안정을 위한 아시아의 역할, 4차산업 혁신 협력, 불평등 심화 저지 등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설에서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유무형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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