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 대안 모색 실패…의향투표서 단 한 개도 과반 못 얻어(종합)
'노 딜'·제2 국민투표·관세동맹 잔류 등 8개 옵션 놓고 투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27일(현지시간) 향후 브렉시트(Brexit) 계획과 관련해 대안을 모색했지만 결론을 내는 데 실패했다.
하원은 이날 오후 8개의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했지만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날 의원들이 제출한 브렉시트 대안 중 의향투표에 상정할 안 8개를 선택해 발표했다.
하원의원들은 각각의 옵션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yes or no)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했다.
투표 결과 오는 4월 12일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옵션 B는 찬성 160표, 반대 400표로 부결됐다.
옵션 D는 이른바 '공동 시장 2.0'(Common Market 2.0)으로 불리는 안으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을 통해 EU와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체협정 마련 전까지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옵션 D는 그러나 찬성 188표, 반대 283표로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EFTA 가입을 통한 EEA 협정 참여는 옵션 D와 같지만 별도로 EU 관세동맹 잔류에 관한 내용을 담지는 않은 옵션 H는 찬성은 65표에 그친 반면 반대는 377표에 달했다.
[로이터 제공]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한 뒤 브렉시트를 하는 내용의 옵션 J는 찬성 264표, 반대 272표로 8표차 부결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출한 옵션 K는 영국이 EU 단일시장의 권리 및 규제와 일치를 이루도록 하면서 관세동맹에 영구 잔류하는 내용이다.
역시 찬성 237표, 반대 307표로 과반에 못 미쳤다.
옵션 L은 브렉시트 전날까지 '노 딜' 브렉시트가 하원에서 승인되지 않을 경우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를 취소하는 것이다.
하원의원 중 184명은 찬성했지만 293명이 반대했다.
어떤 브렉시트 안도 반드시 제2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옵션 M은 찬성 268표, 반대 295표로 27표차 부결했다.
옵션 O는 EU 탈퇴협정이 승인되지 않으면, EU와 무역협정을 논의하는 동안은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협정을 추진토록 하는 내용이다.
이 안 역시 찬성은 139표에 그쳤지만 반대는 422표에 달해 의회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보수당은 이번 의향투표에서 소속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허용한 반면 노동당은 당론에 따른 투표를 실시했다.
노동당은 구체적으로 코빈 대표가 제출한 안을 비롯해 제2 국민투표 개최안 등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결과가 나오자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은 "의향투표 결과는 왜 테리사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선의 안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클레이 장관은 "만약 하원의원들이 합의안을 가지고 EU를 떠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EU 탈퇴협정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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