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反보우소나루 여론 모락모락…군부쿠데타 지지 발언 역풍
대학생 시위로 상파울루 방문 일정 변경…취임 후 처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와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전 상파울루 시내에 있는 한 대학교를 방문하려 했으나 학생들의 시위 때문에 취소하고 군부대를 찾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는 시위 때문에 공식 일정을 취소한 것은 올해 초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학생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적 극단주의와 편협한 민족주의를 조장하고 있으며, 1964년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1천여 명으로 늘어나면서 학교 측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방문 일정이 취소됐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국방부에 오는 31일 군부 쿠데타 기념행사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연히 기념해야 할 일이며 군인들이 이날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당시 대통령은 유혈 충돌을 우려해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를 거쳐 인접국 우루과이로 망명했다.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으며,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군사정권은 1979년 사면법을 제정해 군사정권 시기에 일어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처벌을 금지했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은 2012년 5월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를 설치했고, 진실위는 2014년 말 군사정권 시절 인권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활동을 마감했다.
당시 진실위는 인권범죄 희생자 434명과 인권범죄에 연루된 377명의 명단을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인권단체와 법조계에서 인권범죄 연루자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왔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