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만장일치 MVP…흥국생명, 12년 만에 통합우승 달성(종합2보)
흥국생명, 구단 역사상 5번째 챔프전 우승…이 부문 1위
이재영·톰시아, 합작 59점…박미희 감독 프로 여성 사령탑 최초 통합우승
(김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흥국생명이 12시즌 만에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에 걸린 우승 트로피 2개를 모두 손에 넣은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최다 우승팀의 영예도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27일 경상북도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2위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15-25 25-23 31-29 25-22)로 꺾었다.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 3, 4차전 승리를 거머쥔 흥국생명은 시리즈를 3승 1패로 끝냈다.
앞서 흥국생명은 승점 62(21승 9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이 통합우승을 달성한 건, 2006-2007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되찾기까지는 2008-2009시즌 이후 10년이 걸렸다.
인내의 결과는 매우 달다. 흥국생명은 네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으로 여자부 최다 우승팀으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3차례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를 이 부문 공동 2위로 밀어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한국 프로스포츠 여자 사령탑 중 최초로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박미희 감독은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올라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 최초의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업은행에 패해 통합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개인 통산 2번째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이번 시즌에는 통합우승의 대업까지 이뤘다.
박미희 감독의 꿈은 '해결사' 이재영의 손에서 완성됐다.
이재영은 체력적인 부담 속에서도 고비 때마다 날아올라 결정적인 득점을 했다.
이날 이재영은 29점을 올렸다.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107점을 올린 이재영은 기자단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이재영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에서 29표를 모두 얻어 '만장일치'로 MVP에 뽑혔다.
이재영의 '짝' 톰시아도 3차전에서 30득점을 하며 이재영을 도왔다.
챔프전을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가려는 도로공사의 의지도 강했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와 파튜의 쌍포를 앞세워 첫 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1세트에서 박정아는 8점, 파튜는 7점을 올렸다.
이재영은 1세트에서 4득점에 그쳤다.
2세트 후반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0에서 이재영이 날아올랐고, 오픈 공격으로 득점했다.
21-21에서는 퀵 오픈으로 상대 진영에 공을 떨어뜨렸다.
도로공사도 토종 주포 박정아를 활용해 반격하려 했다. 하지만 21-22에서 세터 이효희와 박정아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박정아가 툭 밀어낸 공이 네트에 걸렸다.
박정아는 22-23에서도 공격 범실을 했다.
흥국생명은 24-23에서 김미연의 퀵 오픈으로 2세트를 끝냈다. 이재영은 2세트에서 8점을 올렸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흥국생명은 24-21로 앞서가다, 상대 반격에 막혀 24-24 듀스를 허용했다.
도로공사는 파튜와 문정원을 앞세워 29-28, 역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28-29에서 톰시아의 퀵 오픈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고, 랠리 끝에 터진 이재영의 퀵 오픈으로 30-29 역전에 성공했다.
톰시아는 30-29에서 문정원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치열했던 3세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까지 이재영이 빛났다.
이재영은 4세트 22-21에서 시간 차 공격을 성공하더니, 23-22에서는 퀵 오픈으로 게임 스코어를 만들었다.
코트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도로공사 이원정이 네트 터치 범실을 하면서 2018-2019시즌 챔피언이 결정됐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박미희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반면 생애 처음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이재영은 밝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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