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위 높이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실체는 여전히 베일

입력 2019-03-27 19:50
수정 2019-03-27 21:50
행동수위 높이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실체는 여전히 베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확인하면서, 행동 '수위'를 올려가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이 단체는 일절 외부 접촉이 없이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활동을 알리고,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으는 등 철저하게 정체를 숨겨 왔다.

단체는 2017년 김정남 피살 이후 김한솔이 직접 등장하는 영상을 게재해 김한솔의 안전을 알리면서부터 주목을 끌었다. 이후에도 일부 북한 주민을 '구출'했다는 등의 주장을 간간이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러다 이달 1일에는 웹사이트에 새로운 엠블럼을 올리고 이름을 '자유조선'으로 바꿨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대표하는 단일하고 정당한 임시정부 건립'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통상 북한이 정식 국가명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줄여서 자국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자유조선은 개명과 함께 북한 정권을 겨냥한 직접 행동을 잇따라 공개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외벽에 자유 조선의 로고와 "김정은 타도 련대혁명", "자유 조선, 우리는 일어난다" 등의 문구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된 것이 목격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스페인에서는 북한 영내인 대사관 침입까지 감행한 것이다.

최근 자유조선은 '조국 땅'에서라며 한 남성이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스페인 대사관 침입 당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조선은 이번 침입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계돼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행동 배경과 단체의 실체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이번 북한대사관 침입에 연루된 인물 가운데는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 출신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사건의 주도자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이 미국을 기반으로 한 인권활동가로 오랫동안 북한 관련 사안에 관여해 왔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대사관 침입자는 한국·미국·멕시코인"…FBI도 연루?/ 연합뉴스 (Yonhapnews)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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