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들소는 몇번째 들소일까?

입력 2019-03-28 06:01
[신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들소는 몇번째 들소일까?

못자국·신이 보낸 장수 정기룡·파리의 클로딘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들소는 몇 번째 들소일까? = 시집 두권을 내고 오래 출판사 경영을 한 이능표 시인이 자전적 에세이.

겹겹이 쌓인 여섯개의 장, 108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년부터 소년기까지 주로 어머니에 관한 기억들을 담은 첫 번째 이야기, 1970∼1980년대 엄혹한 시절의 체험을 담은 두 번째 이야기, 가족 이야기를 담은 세 번째 이야기가 전반부에 실렸다.

네 번째 이야기는 문단과 문인들에 얽힌 일화이고, 다섯 번째 이야기는 출판과 직장생활, 여섯 번째 이야기는 최근 생각을 담았다.

초로에 들어선 시인은 자신의 삶을 직접 무대에 올려 '인생'이라는 큰 드라마를 연출한다.

'들소'는 '기억'의 다른 이름으로, 시인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주검 앞에서 "기억이 곧 삶이다. 지나온 기억들, 그 기억들을 되풀이해 기억하는 것, 수많은 그것의 총합이 인간의 역사다"라고 말한다.

휴먼필드. 320쪽. 1만3천500원.



▲ 못자국 = 정호승 시인이 2010년 출간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의자'의 개정판.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마음 풍경을 보여주는 24편의 이야기를 선별해 새롭게 구성해 엮었다.

사랑을 찾아 방황하고, 사랑해서 슬프며, 사랑을 못 해서 괴로워하고, 사랑을 통해 성장해가는 존재들의 이야기가 시인의 깊은 철학적 사유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펼쳐진다.

작가는 사랑이 결여된 삶과 사랑으로 채워진 삶이 어떻게 다른지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들려준다.

24편의 동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사랑할 때 맞이하는 고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서문에 "우리의 삶을 완성하는 것은 오직 사랑뿐"이라며 "이 책을 통해 내 인생 사랑의 완성에 무엇이 진정 필요한 것인지 누구나 깊게 깨달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책읽는섬. 248쪽. 1만4천원.



▲ 신이 보낸 장수 정기룡 = 선조임금 때 활약했던 정기룡 장군을 다룬 전은강의 역사소설.

선조임금은 정기룡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지만, 그를 견제하려는 권력자와 시기하는 관원들은 그를 상대로 탄핵과 치죄를 추진했다.

장군이 세운 전공은 폄훼되고 업적은 축소됐으나 장군의 활약에 감동한 사람들이 목격하고 기록한 난중록은 곳곳에 남아 있다.

그 덕분에 60여 차례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장군의 활약상은 후대에도 알려졌다.

작가는 병사들과 함께 싸우고 함께 운 그를 소설로 데려와 영원한 군인으로 남겼다.

휴먼앤북스. 360쪽. 1만3천500원.



▲ 파리의 클로딘 = 20세기 전반기에 가장 독보적인 프랑스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자전적 소설.

콜레트는 '클로딘'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써 남편의 이름으로 발표하며 큰 성공을 거두지만, 남편이 소설을 더 써내라며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게 하자 불화를 겪고 이혼하게 된다.

이처럼 극적인 사건을 겪었지만, 끊임없이 글을 써나가 결국 20세기 유럽에서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로 사회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가 된다.

'파리의 클로딘'은 저자 콜레트의 분신 클로딘의 회상으로 이뤄진다.

독립적이고 적극적이며 감각이 남다른 클로딘은 끊임없이 글쓰기로 자신을 표현하며 성장하고, 사랑에 눈뜨기도 한다.

콜레트의 생애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2018년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윤진 옮김. 민음사. 320쪽. 1만3천500원.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