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만난 벨기에 왕비 "정책결정에 아동소외 안돼"
마틸드 왕비, 유니세프 한국위 간담회…"한국청소년 메시지 세계에 전달"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한국을 국빈방문 중인 벨기에 마틸드 필리프 왕비는 27일 한국 청소년들을 만나 "아동·청소년도 지속 가능한 발전 과정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틸드 왕비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유니세프 청소년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 청소년 10여명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마틸드 왕비는 "전 세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아동도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를 해야 하고 아무도 뒤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 청소년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에) 부모님도 뿌듯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 청소년들의 문제 제기와 대안을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전 세계에 한국 청소년들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틸드 왕비는 '청소년들이 환경과 관련된 우려를 부모님, 선생님들과도 공유하는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등을 물어보고, 청소년들의 답변을 경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가장 큰 이유로 '어른들의 책임 회피'를 지적했다.
이지원(18) 양은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쓸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어른들은 어리다고 무시하며 자기들에게 맡겨두라고 한다"며 "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틸드 왕비는 간담회에 앞서 초중고생들로 구성된 극단의 '마루의 파란 하늘' 뮤지컬을 관람했다. 마루의 파란 하늘은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들을 상대로 아동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송상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 어린이는 심해지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건강을 위협받고 놀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어린이가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그룹 NCT 멤버 재민 등과 벨기에 취재진 10여명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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