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피살' 이희진 2심서 고개만 '푹'…동생은 연신 눈물
생년월일 묻는 말에 겨우 입 열어…내달 5일 변호인 PT변론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부모가 살해된 사실이 알려져 구속 집행 정지 허가를 받고 빈소를 지켰던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 씨가 항소심 재판에서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7일 이씨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법원 인사이동으로 재판부가 변경된 뒤 처음 열린 재판이라 10여분간 간단히 공판 절차 갱신이 이뤄졌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이씨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피고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설 때도 혼자서만 겨우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선 힘겹게 입을 떼고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생년월일을 말했다.
그의 바로 옆에 앉은 동생은 재판이 시작되자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동생은 법정 경위가 건넨 휴지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이씨 형제는 부모가 살해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 부모의 장례 절차 등을 위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지난 22일까지 구속 정지를 허가했고, 빈소를 지킨 뒤 다시 구치소로 돌아왔다.
이씨 형제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천7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2016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증권 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해 온 이씨는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지난해 4월 1심에서 이씨는 징역 5년, 동생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달 5일 열리는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의 프레젠테이션 변론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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