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학 경비원, 일본식 의상 입고 벚꽃 보려는 남성 폭행"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중국의 한 대학에서 경비원이 일본식 의상을 입고 벚꽃 구경을 하려 한다는 이유로 남성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중국 매체를 인용해 지난 24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대의 경비원들이 벚꽃을 보러 이 대학에 들어가려던 남성 A씨를 일본식 의상을 입고 있다는 이유로 제지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나라 시대 복장'이라고 항의했지만, 경비원들은 A씨와 동행자를 밀어 넘어뜨리고 목을 조르며 폭행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지역 공안당국은 "우한대는 일류 대학이다. 이런 복장으로 꽃놀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비원들의 대응을 두둔했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왜 일본식 복장으로 벚꽃을 봐서는 안 되나. 속 좁은 민족주의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학 측은 25일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A씨 일행 중 한명이 벚꽃놀이에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한(武漢)대는 중국 최고의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는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이 심어 놓은 벚꽃이 많아 이에 대해 '중국의 수치'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 대학에서는 과거에도 일본식 복장을 입은 중국인 관광객이 학생들로부터 '나가라'는 야유를 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통신은 이 대학 교정의 벚꽃 대부분이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1918∼1993) 전 일본 총리와 일본 기업이 우호의 뜻으로 기증한 묘목에서 자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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