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 대한항공 총수일가 '갑질논란'부터 조양호 회장 대표직 상실까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의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표직을 잃게 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주주권 행사를 통해 대기업 총수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주주 손에 밀려난 첫 총수 / 연합뉴스 (Yonhapnews)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부터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에 이르기까지 총수 일가의 일탈 행위가 영향을 미쳤다.
다음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 관련 주요 일지.
▲ 2014년 12월 5일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인천행 KE086 항공기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탑승 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고 박창진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에서 내리게 함.
▲ 2015년 2월 12일 = 조 전 부사장,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실형 선고.
▲ 2015년 5월 22일 = 조 전 부사장 항소심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 2018년 3월 16일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본사에서 회의 도중 광고업체 관계자 등에게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리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뿌린 것으로 알려짐.
▲ 4월 12일 = 언론 보도를 통해 물벼락 갑질 논란 제기. 조 전무, 페이스북에 사과글 올리고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
▲ 4월 15일 = 조 전무, 해외에서 급거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사과.
▲ 4월 16일 = 대한항공, 조 전무 대기발령. 조 전 전무가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이사 지내 항공사업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언론 보도 통해 알려짐.
▲ 4월 19일 =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갑질 폭행' 논란. 운전기사, 가정부, 직원 등에게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 제기됨.
▲ 5월 30일 = 국민연금,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결정.
▲ 10월 15일 = 검찰, '물벼락 갑질' 조 전 전무 '혐의없음' 처분.
▲ 12월 21일 = 이 전 이사장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조 전 부사장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
▲ 12월 31일 = 이 전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손찌검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특수상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
▲ 2019년 1월 16일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검토하도록 결정.
▲ 2월 1일 = 국민연금, 한진칼에 대해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함. 대한항공에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되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
▲ 2월 1일 = 검찰,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을 대한항공 항공기와 소속 직원을 동원해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과 생활용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 3월 5일 = 대한항공 이사회, 조양호 회장 연임안 주주총회 상정 확정.
▲ 3월 26일 = 해외 공적 연기금 3곳, 조 회장 재선임 안건 반대 의견 표명.
▲ 3월 26일 = 국민연금, 조 회장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반대 결정
▲ 3월 27일 = 시민단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 소액주주 140여명(0.54%) 위임받아 조 회장 연임 반대표.
▲ 3월 27일 = 대한항공 주주총회서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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