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장에도 드리운 불법의 그늘…NC직원 스포츠 베팅 파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쇄신을 다짐하고 2019년을 맞았다.
지난해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창단 후 첫 꼴찌라는 수모를 겪은 NC는 올해 새 구장 창원NC파크로 홈을 옮기고, 자유계약선수(FA)로 거물 포수 양의지도 영입하면서 도약을 기대했다.
그런데 정규시즌 개막 3경기 만에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다.
구단 프런트 직원이 사설 스포츠 베팅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는 불법 행위다. 경기단체 직원은 사설 베팅은 물론 합법적인 베팅인 '스포츠 토토'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제30조(체육진흥투표권의 구매 제한 등)에서 체육진흥투표권 발생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코치는 물론 경기단체 임직원도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NC 운영팀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했던 이 직원은 구단과 면담에서 작년 한 해 400만∼500만원의 사설 스포츠 베팅을 했다고 진술했다.
NC는 언론 취재를 계기로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면서 "해당 직원을 직무 정지 조치했고, PC와 물품 일체를 압수했다. 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직원의 진술서를 첨부한 경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NC는 이 직원에 대한 구단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하고, 수사당국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O도 야구규약에서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제한 행위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BO 총재는 부정행위에 구단 임직원이 개입하거나 구단이 관리 감독 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할 때 경고, 1억원 이상 제재금 부과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구단이 관리·감독을 게을리하거나 구단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했다면 '제명'이라는 특단 조치까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NC가 해당 직원의 사설 스포츠 베팅 행위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NC는 구단 내 불법 행위가 뒤늦게 밝혀지는 전례를 쌓아왔다.
팬들은 "NC가 또 (불법 행위를) 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NC는 2014년 투수 이성민의 승부 조작 혐의를 알고도 kt wiz가 이성민을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으로 데려갈 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후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이태양이 2015년 승부 조작에 참여해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도 2016년 기소 이후에야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이 밖에도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보낸 강민국의 음주운전, 강윤구↔김한별(현 키움) 트레이드 시 뒷돈 1억원 지급 등의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은폐 의혹이 일었다.
NC 구단은 "직원의 사설 베팅 행위는 26일 처음 들었고, 바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은폐 시도가 없더라도 NC가 잇단 불법 사고에 방만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
NC는 승부 조작 내홍 이후 상시 선수단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윤리감사관을 설치했다.
윤리감사관은 처음에는 본부장이 겸임했으나, 지금은 사내변호사가 담당하고 있다. 윤리감사관은 선수단 교육과 모니터링 등 사전 예방 활동을 해왔다고 NC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NC는 '클린베이스볼'은 물론 준법정신조차 정착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C의 한 관계자는 "새 야구장에 와서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 이런 일이 생겨서 조직에서는 당혹스럽고 힘들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황순현 NC 대표는 지속해서 터지는 사건·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직적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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