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 깨진 분양시장 내달 물량공세…전국 4만7천가구 분양

입력 2019-03-27 10:21
수정 2019-03-27 11:46
'청약불패' 깨진 분양시장 내달 물량공세…전국 4만7천가구 분양

5월까지 10만가구 육박…2∼3월 이월물량 내달부터 쏟아져

서울도 '1순위 불안', 9억원 초과 단지 분양가 책정 고심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연초 침체한 분양시장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요지에서 4만7천가구(임대아파트 제외)에 육박하는 물량이 쏟아지며 봄철 분양 성수기 시장의 막을 연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최근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청약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짐에 따라 분양가 책정과 일정 잡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27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5만5천807가구로 이 가운데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4만6천959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이는 이 업체 조사 기준으로 5월(4만8천775가구, 임대 제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4월 '벚꽃 분양' 물량이 급증한 것은 당초 이달로 예정했던 분양물량의 다수가 4, 5월로 이월된 영향이다.

당초 3만가구에 육박했던 3월 분양물량이 1만6천가구로 줄어드는 대신 4월 이후 분양이 늘어난 것이다.

4월과 5월 분양물량까지 합하면 10만가구에 육박해 올해 분양물량 총 29만4천773가구 가운데 32.5%가 4∼5월에 집중된다.

다음 달 분양물량(임대 제외) 중에는 경기도가 1만8천99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이 7천703가구로 두 번째를 차지한다.

건설업계는 그간 '청약 불패' 시장으로 여기던 서울의 주택시장이 침체에 접어들면서 분양가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웬만한 인기지역이 아니고서는 종전과 같은 수준의 분양가로는 청약 1순위 마감도 장담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단지들은 중도금 대출이 안돼 비상이다. 지난 1월 말 분양한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1순위 청약에서 미달한 것도 전체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금지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청약 경쟁률도 시들하다.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의 청약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평균 43.5대 1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올해 1분기에는 평균 10대 1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다음달 서울지역 신규 분양 업체들은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추거나 대출 지원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효성[004800]은 내달 초 용두동에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분양하면서 분양가를 3.3㎡당 2천400만원대, 가구당 전체 9억원을 넘지 않도록 책정할 계획이다.

인근 다른 분양 단지에 비해 가구수(220가구)로 적은 데다 중도금 대출 지원 없이는 조기 분양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효성은 조만간 동대문구의 분양승인이 떨어지면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내달 초 청약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양도 내달 초순 동대문구 동부청과시장 부지에 짓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다.

한양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3.3㎡당 평균 2천570만원에 분양보증 승인을 받아 분양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84㎡의 중고층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은 이에 따라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건설사 보증 등의 방법으로 별도 대출 지원을 해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SKY-L65'도 이르면 내달 중 분양에 들어간다.

아파트 1천425가구, 오피스텔 528실과 백화점·호텔이 입점할 랜드마크타워 등을 복합개발하는 형태로 관심이 크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의가 늦어지면서 분양일정도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또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의 계룡리슈빌(494가구)과 성북구 길음동 길음롯데캐슬클라시아(2천29가구)이 내달 분양을 계획 중이다.



위례신도시 경기도 하남권역에서도 내달 새 아파트가 분양된다.

우미건설이 위례신도시우미린1차 875가구,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북위례 1천78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동천동 꿈에그린(293가구), 파주 중흥S-클래스(1천262가구), 남양주 진전읍 더샵퍼스트시티(1천153가구) 등도 4월 분양을 준비중이다.

지방에서는 최근 청약률이 높은 대구와 세종·부산 등지에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다.

대구에서는 중구 대봉동 대봉더샵센트럴파크(1천339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레이크푸르지오(332가구) 등이 다음달 분양에 들어간다.

부산에서는 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e편한세상(1천401가구), 동래구 명륜동 힐스테이트명륜2차(874가구)가 대기중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뚜껑만 열면 분양이 잘 되는 시기는 지났다"며 "청약 대기자들도 분양가와 입지여건, 대출 가능여부 등을 잘 따져보고 분양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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