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통일페리'·울산 '해상주유소'…지자체, 신북방정책 짠다
북방경제委 4차회의…1억달러 규모 韓-유라시아 펀드 조성키로
(서울·세종=연합뉴스) 김경윤 정수연 기자 = 포항에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까지 가는 '통일페리' 운항이 검토된다. 울산에는 태평양으로 나가는 대형 선박을 위한 '해상 주유소'가 구축된다.
한국과 중국·러시아·몽골 등 북방국가를 잇는 신북방정책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지자체별 신북방정책 비전과 중점 추진과제를 공개했다.
지자체들은 중국,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북방지역 6개국의 29개 지자체와 66개 채널을 통해 협력 중이라고 북방위는 집계했다.
지자체별 신북방정책 추진 현황을 보면 포항시는 통일페리 운항 등을 추진해 환동해권 교류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통일페리는 포항 영일만에서부터 금강산과 가까운 북한 고성을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여객선이다. 다만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 중장기적인 과제로 두고 추진할 전망이다.
포항과 일본 기타큐슈·후쿠오카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페리의 시범 운항도 추진된다.
울산시는 이른바 해상 주유소인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해 동북아 에너지 허브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저장 탱크를 비롯한 LNG 벙커링 인프라가 있으면 태평양 등으로 나가는 선박에 LNG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울산시는 LNG 저장 탱크 2기를 구축해 울산을 오가는 선박 수를 늘리고, LNG 선박 수주를 늘려 조선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양양공항과 항구, 철도 등 교통망을 중심으로 동북아 교통의 거점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을 육성해 2022년까지 31개 공항에 취항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크루즈 수용 기반을 마련해 국제 크루즈 운항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동해선 철도망을 기반으로 남북한을 잇는 대륙철도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인 경북은 섬유·전기·전자·자동차 등 내수 중소기업을 지원해 수출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무역사절단 파견, 해외 마케팅 추진, 수출지원 정보제공 등을 통해 경북지역 수출 중소기업을 현 400개에서 2030년 3천개까지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신북방 실무협의회 개최, 북방위와 지자체 간 신북방 전략협의회 신설 등을 논의했다.
정부 부처도 신북방정책 추진계획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인프라 투자개발사업에 금융지원을 해주는 한-유라시안 펀드를 1억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펀드 신설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4월에 북방 경제협력 및 수주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러 쇄빙 LNG선박 건조협력과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하고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전력망 공동연구를 계속한다.
보건복지부는 우즈베키스탄 보건자문관 파견, 러시아 극동지역 e-헬스 마스터플랜 수립 등 한국형 의료시스템 확산을 진행한다.
기술협력, 농림·환경, 물류·교통, 외교, 문화교류 등의 분야에서도 신북방정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 2월 한·러 정부가 서명한 '9개 다리 행동계획'의 이행방안을 점검했다. 또 한·러 고위급 경제 전략대화인 한·러 협의회 후속 조치계획을 논의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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