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뚜껑 열어봐야…우려 잠재운 톰슨의 완벽 데뷔전
삼성전에서 5⅔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김)원중이 정도는 해야 안 되겠어요."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선발 제이크 톰슨(25)에 대한 기대치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원중(5⅓이닝 2실점)이 첫 등판에서 잘 던지긴 했지만 새 외국인 투수에게 토종 선발만큼 던져주길 바랄 정도로 톰슨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톰슨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혔던 유망주 출신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야구 전문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톰슨을 2015년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43위로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0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4.87로 나쁘지 않았고, 만 25세로 나이가 어린 것도 호재였다.
최근까지도 선발로 계속 던졌기에 풀타임 선발로 활용하기에 딱 맞았고, 결정구인 슬라이더의 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입증된 투수다.
이런 많은 장점에도 톰슨은 박한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는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제구 불안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톰슨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가까웠다.
톰슨은 5⅔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잠재우며 7-2 완승을 견인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김헌곤, 구자욱을 모두 내야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도 다린 러프와 김동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강민호도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3회초엔 선두타자 이학주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아냈다.
호투 행진을 이어가던 톰슨은 4회초 2사에서 러프에게 2루타를 맞고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톰슨은 김동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5회초 2사에서 최영진에게 첫 볼넷을 내줬으나 실점 없이 막은 톰슨은 6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땅볼 2개를 유도해낸 뒤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진명호에게 넘겼다.
진명호가 러프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톰슨은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톰슨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거의 커브에 가깝게 큰 각도로 예리하게 꺾였다. 거의 모든 구종의 무브먼트가 뛰어났다.
톰슨은 총 투구 수 82구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23개), 포심 패스트볼(21개), 슬라이더(16개), 포크볼(14개), 커브(7개)를 섞어 던졌다. 최고 시속은 145㎞를 찍었다.
타선과 불펜에서 강점이 뚜렷하지만 선발진이 미지수였던 롯데는 톰슨의 호투로 가장 큰 의문부호 하나를 기분 좋게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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