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00여년 만에 다시 봉안하는 부여 왕흥사 사리장엄구
가장 오래된 백제 사리기 국립부여박물관서 상설 전시
(부여=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국립부여박물관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함께 가장 오래된 백제 사리기인 '부여 왕흥사 사리장엄구'를 1천442년 만에 다시 봉안한다.
26일 국립부여박물관에 따르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00년부터 15년 동안 왕흥사 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2007년 왕흥사 목탑 터에서 사리기를 발견했다.
이 왕흥사 사리기(보물 제1천767호)는 바깥부터 청동제 사리합-은제 사리호-금제 사리병 등 3겹으로 겹쳐져 있다. 가장 바깥 사리기인 청동제 사리합에는 6행 29자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丁酉年二月十五日百濟王昌爲亡王子立刹本舍利二枚葬時神化爲三.(정유년 2월 15일 백제왕 창이 죽은 왕자를 위해 절을 세우는데 사리 2매를 묻으려 하자 신의 조화로 사리가 3매가 되었다)
박물관 측은 글 내용에 따라 577년 2월 15일 창왕이 죽은 아들을 위해 왕흥사를 세우고 목탑에 사리기를 넣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리기에 새긴 글씨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삼국시대(백제) 사리기로 확인됐다.
글에는 사리기에 사리를 넣었다고 하지만 실제 사리는 나오지 않았다.
발견 당시부터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으나, 사리기는 지금까지 특별전시 때만 짧은 기간 공개됐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상설전시관에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해 사리기를 포함한 사리장엄구 9천493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목탑 터 심초석 주변에서 나온 많은 장신구와 진귀한 구슬, 동전, 금판, 은판 등 사리공양구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박물관 측은 27일 오후 4시 성왕·창왕 등 헌다례 봉안행사를 시작으로 박물관 상설전시관 3실에서 왕흥사 사리장엄구를 계속 전시한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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