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주 아동 학부모 10% "자녀 입학 거부당한 적 있다"

입력 2019-03-26 11:27
국내 이주 아동 학부모 10% "자녀 입학 거부당한 적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 5천295~1만3천239명 추정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국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주자 10명 중 1명은 입학·전학을 원하는 학교 측으로부터 거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행정학회가 법무부의 연구 용역을 받아 지난해 말 내놓은 '국내 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자녀가 있는 외국인 체류자 643명 중 10.4%는 자녀 입학 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교육 기관별로는 어린이집·유치원 입학 거부 경험이 5.3%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3.1%, 중학교 1.1%, 고등학교 0.9%로 순으로 나타났다.

체류자격별로는 합법 체류 학부모의 9.3%, 미등록 체류 학부모의 13.3%가 자녀 입학 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문병기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체류 자격과 한국 국적 취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설문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응답자 가운데 자녀의 학교 폭력 경험률은 35%였으며 폭력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주 아동을 위한 특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58.6%였다. 체류자격별로는 합법 체류 학부모(54.4%)보다 미등록 체류 학부모(70.9%) 사이에서 특별 교육과정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선호하는 특별 교육과정은 한국어를 속성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숙학교(45.9%), 한국어 교육(44.8%), 모국어 교육· 한국문화이해(각각 22%) 순이였다.

한편 연구팀은 국내 미등록 이주 아동 규모가 2017년 12월 말 기준 최소 5천295명에서 최대 1만3천239명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적별 미등록 체류자 숫자와 우리나라의 연도별 조출산율(인구 1천명당 그 해 출산한 아동의 수를 천분율로 나타낸 수치)를 바탕으로 미등록 이주 아동 숫자를 누적 산출해 이 같은 추정치를 얻어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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