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레바논에 '양자택일 압박' 폼페이오에 "무례하다" 반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지난주 레바논을 찾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관련, 레바논 정부에 '양자택일'하라고 압박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폼페이오의 발언은 도발적이며 레바논의 내정에 간섭하는 외교상 결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례하고 현명하지 못한 언사를 구사했다"며 "레바논의 합법적인 주요 정파(헤즈볼라)에 대해 전혀 근거 없고 케케묵은 주장과 의혹을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양국 공동기자회견에서 "레바논은 자랑스러운 자주국으로 나아가든지 레바논의 미래를 지배하려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어두운 야욕을 허용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1997년 헤즈볼라를 국제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에 게브란 바실 레바논 외무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면전에서 "헤즈볼라는 테러조직이 아니라 국민이 뽑은 레바논 정당이다"라고 즉시 반박하면서 이견을 노출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의회의 과반을 차지하는 무장 정파다.
거세미 대변인은 "이란은 헤즈볼라의 훌륭한 역할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미국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미국의 신(新)식민주의와 중동 도처에서 벌이는 그들의 음모를 좌초시킬 만큼 현명한 중동 민중에 미국은 분노하고 있다"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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